theCFO

재무조직 모니터

DL이앤씨, 재무관리실 산하 9개팀에 임원급 3명 배치

같은 본부내 경영관리실 대비 '슬림형', 인사·총무·기획 업역 구분

신민규 기자  2023-06-15 13:43:16

편집자주

과거 오랫동안 기업의 CFO 산하 조직은 주로 재무영역에 국한돼 있었다. 대형사일수록 재무·조달·기획본부간 업역구분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CFO에 자금관리 이상의 역할을 부여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례화된 트렌드만 따르지 않는 움직임도 더러 엿보인다. 중견사의 경우 CFO에 관리총괄 중책을 부여하고 재무와 조달, 기획 등 전반적인 현안 해결을 주문하는 사례도 속속 보인다. THE CFO가 주요 기업 재무조직의 위상과 권한이 최근 들어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짚어본다.
DL이앤씨는 경영지원본부 산하인 재무관리실에 CFO 조직을 구축했다. 마창민 대표가 경영지원본부장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표 직속 체제라고 볼 수 있다. 관리파트를 크게 둘로 나눴는데 인사·총무·기획 등의 업무는 경영관리실에 맡겼다. CFO가 재무를 전담하도록 하되 관리총괄 업무까지 부여하진 않은 셈이다.

DL이앤씨 경영지원본부는 크게 4개실로 나뉘어져 있다. 재무관리실과 외주구매실, 준법경영실, 경영관리실로 모두 실장급 인사가 부서를 맡고 있다. 이 가운데 CFO인 박경렬 실장이 재무관리실을 이끌고 있다.

박 실장은 1970년생으로 본부내 고참급 임원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그룹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이후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에서 해외전략사업부 상무를 역임했다. 종합제지업체인 '깨끗한나라'를 거쳐 2022년 DL이앤씨에 CFO로 합류했다.


박 실장이 이끄는 재무관리실은 총 9개팀으로 이뤄졌다. IR팀, ESG팀, 투자관리팀, 프로젝트금융팀, 자금팀, 회계팀, 세무팀, 사업관리팀, RM팀으로 이뤄져 있다. 9개팀에 배치된 임원은 3명이다. 현청룡 임원(1971년생)과 이상수 임원(1970년생), 함영중 임원(1971년생)이 부서를 나눠서 맡고 있다.

같은 본부의 경영관리실에 비하면 조직이 슬림한 편이다. 경영관리실은 11개팀에 담당임원도 4명이 배치됐다. 경영기획과 인사·총무(행정운영지원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달역할을 맡는 외주구매실은 대형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재무관리실과 분리돼 있다. 외주구매실에는 두명의 임원만 배치했다. 건축자재나 원자재, 플랜트의 구매를 주로 맡는 특성상 CFO 통제에선 벗어나 있다.

재무관리실에는 올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투자관리팀이 신설됐다. CFO 차원에서 투자심의나 투자자산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과거 삼성물산에서도 관리팀을 두고 문제 사업장이나 개발에 시일이 걸리는 지분투자 현장을 집중관리한 바 있다.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투자관리팀의 존재가 수주 위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심의가 이뤄지는데 별도 팀이 구축돼 있으면 항목들을 보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수주 가이드라인에는 매출원가율을 비롯한 직간접 금리, 실행예산, 판관비 등의 목표치가 적시된다.

본부 단위로 보면 재무관리실이 속한 경영지원본부는 주택사업본부와 맞먹을 정도로 조직이 큰 편이다. 주택사업본부가 4실 2부 32팀으로 구성된 반면, 경영지원본부는 4개실에 32팀으로 편제돼 있다. 토목사업본부(2실 2부 16팀)나 플랜트사업본부(1실 22팀)보다 팀이 세분화돼 있고 실장급도 많은 셈이다.

DL이앤씨는 마창민 대표가 경영지원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재무관리실이 본부급보단 조직 위상이 낮지만 마 대표가 본부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표 직속체제로 봐도 무방하다. 그룹 인적분할 전에도 대표가 경영지원본부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