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는 재무 관련 업무가 여러 사업본부에 분산돼 있지 않고 경영기획본부 산하 재무실에 대체로 집중돼 있다. 각 조직의 명칭이나 상하관계만 보더라도 업무와 권한의 범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조직 구조다. 특히 경영기획본부를 이끄는 CFO는 수년 동안 이사회 멤버로 지속해 참여할 만큼 사내에서 높은 위상을 보여 주목된다.
전사 재무 파트의 장은 제은철 경영기획본부장(전무)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영기획본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자리다. 제 전무 전임자인 윤덕일 전 경영기획본부장을 포함해 수년간 이 자리를 거쳐간 경영기획본부장들이 모두 CFO로 불렸다.
경영기획본부는 사내 5본부 중 하나다. 본부는 전사 사업부문을 각 성격에 따라 나눠놓은 대표이사 산하 최고조직이다. 재무·전략·기획 부문을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를 별도 본부로 편성해놓은 것은 포스코이앤씨와 그룹이 재무 파트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재무·전략 총괄 조직을 따로 분리해놓지 않고 ‘경영지원’ 총괄 조직 산하로 넣어 인사·총무 등 여타 스태프 부서와 함께 취급하는 대형 건설사들도 많다.
경영기획본부 산하에는 3개의 ‘실’이 있다. △경영기획실 △재무실 △사업관리실이다. 재무실은 하위 조직으로 △자금그룹 △프로젝트금융그룹 △회계그룹 △세무그룹을 갖고 있다. 본부에서 ‘실’과 ‘그룹’으로 이어지는 조직 체계는 포스코이앤씨가 전사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조직 편제다.
‘그룹장’직은 대체로 부장급 관리자가 맡는다. ‘실장’직은 상무~전무급 임원이 맡고 본부장직은 통상 전무~부사장급 임원으로 임명한다. 제은철 전무가 이끄는 경영기획본부 산하에는 3명의 상무(김병곤·이희남·김정기)가 있고 그 아래 4명의 부장급이 포진해 있는 형태다.
재무실의 인력 규모는 50여명이다. 여타 관리본부 산하 ‘실’의 평균적인 규모에 해당한다. 50명여명의 인원은 4개의 그룹에 10여명씩 균일하게 분포돼 있다. 재무실 산하 각 그룹별 인원 격차는 1~3명 범위 이내다.
최근에는 재무실 내 조직 중 자금그룹의 역할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분위기다. 지난해 불거진 PF 리스크 사태와 금리 인상 등 대외 환경 변화로 전사 자금조달 활동이 더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5월 2년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려 1300억원을 조달했고 금융권에선 지난 하반기 이후 올해 1분기 말까지 5000억원을 넘는 차입금을 빌려왔다. 혹시나 자본시장 전체에 닥칠지 모르는 자금경색 국면에 미리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주택 시장 호황기로 접어든 2010년대 후반 이후 가장 공격적인 자금 조달 활동이었다. 지난해 처음 부임한 제은철 전무의 대표적인 성과로도 꼽힌다. 그의 부임 전후 포스코이앤씨의 조달 전략엔 상당히 큰 온도차가 생겼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내 최대조직인 본부 중에서도 경영기획본부의 위상을 가장 높게 치는 것 역시 포스코이앤씨의 특징이다. 재무 총괄 조직을 맡아 온 재무전문가를 중용하는 포스코그룹의 인사 기조의 영향을 받은 결과기도 하다.
경영기획본부장의 사내 위상은 이사회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영기획본부장은 사내이사직을 항상 겸임하는 자리다. 최근 10년간 사내이사진에서 빠진 적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PIF 측의 지분투자를 받은 2015년 이후부터는 이사회 멤버가 5~6명 체제로 고정됐고 이중 사내이사는 2~3명까지 줄었지만 CFO는 대표이사와 함께 줄곧 사내이사 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2020년부터 2년간은 사내이사 자리가 2개에 그쳤는데 이때 역시 대표이사와 경영기획본부장을 이사회에 참석시켰다. CFO가 포스코이앤씨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로도 당분간은 전사 조직 중 경영기획본부 및 재무실에 상당한 시선이 쏠리게 될 전망이다. 소나기는 지나간 형국이지만 아직 전국적인 PF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거나 금리 안정화 국면이 왔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나 재무지표 관리 등 재무 역할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