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재무조직 모니터

현대건설, CFO 본부 산하 3개실 배치 '재경역량 집중'

조달·신사업·전략기획 별도 사업부 편제, 업무 영역 구분

신민규 기자  2023-06-14 15:15:18

편집자주

과거 오랫동안 기업의 CFO 산하 조직은 주로 재무영역에 국한돼 있었다. 대형사일수록 재무·조달·기획본부간 업역구분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CFO에 자금관리 이상의 역할을 부여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례화된 트렌드만 따르지 않는 움직임도 더러 엿보인다. 중견사의 경우 CFO에 관리총괄 중책을 부여하고 재무와 조달, 기획 등 전반적인 현안 해결을 주문하는 사례도 속속 보인다. THE CFO가 주요 기업 재무조직의 위상과 권한이 최근 들어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짚어본다.
현대건설이 재경본부에 CFO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 산하에 사업부와 본부가 병렬로 배치돼 있는데 본부급 위상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다. 재경본부에는 재무관련 사항만 집중시켜 전략기획, 신사업, 조달 파트 등과 구분지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는 김광평 전무(CFO)가 이끌고 있다. 본부 산하에 3실 10개팀을 구성했다. 예산관리실(신영석 상무), 재무관리실(김도형 상무), 회계관리실(김영훈 실장)이 주축이다. 재무 이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김영훈 실장 외에 나머지 실장급 인사는 모두 상무급이다.


관리실 산하 10개팀 역시 재무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고참급 상무가 이끄는 예산관리실이 4개팀(공정분석팀, 예산관리팀, 예산기획팀, RM팀)으로 가장 조직이 큰 편이다. 예산배정과 기획부문에 상대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무관리실에는 경영분석팀, 금융팀, 재정팀이 배치돼 있다. 회계관리실은 세무팀과 회계팀으로 이뤄졌다. 3개실과 별개로 총괄 성격의 재경기획팀을 뒀다. 이주원 팀장이 담당을 맡고 있다.

재경본부를 이끄는 김광평 전무는 현대차 출신이다. 현대자동차에서 재정기획팀장을 역임했다. 2011년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했을 때 적을 건설로 옮겼다. 현대건설에 합류한 이래 10여년 만인 2021년에 재무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이전까지 건설에서 경영관리실장에서 재무관리실장, 재경사업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재경본부는 전체 조직도 상에서 토목사업본부, 주택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와 대등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플랜트사업본부(임용진 부사장)만 제외하면 본부장 직급 역시 전무급으로 동일하다.

대표 산하에 사업부 단위로 이뤄진 구매사업부(윤정일 전무)나 전략기획사업부(구영철 상무)보다는 재경본부가 조직이 상대적으로 더 큰 편이다. 조달업무와 기획파트를 재경본부와 분리해 놓으면서도 실질적인 지위는 재경본부가 더 높게 설정한 셈이다.

과거 구매사업부는 2019년만 해도 구매본부로 관리됐던 조직이다. 건축자재나 원자재의 구매, 외주업체 발주 등의 업무를 맡아 건설사에서는 상당한 입지를 가졌다. 당시 CFO가 윤여성 전무로 전무급이었던 반면에 구매본부장은 서상훈 부사장으로 상위직급이 부여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신사업 역시 재무본부가 아닌 개발사업부 산하에 배치했다. 신사업투자개발실을 만들어 중장기 먹거리를 발굴하도록 맡겼다. 배창훈 상무가 개발실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현대건설을 거쳐간 CFO는 박동욱 전 대표와 윤여성 전무 두 명뿐이었다. 박 전 대표는 부사장 시절 재경본부를 맡아 2017년까지 이끌었다. 이후 CFO 출신으로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후임으로 윤여성 전무가 재무총괄 역할을 맡았다. CFO는 모두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경본부는 1본부 3실 10팀 체제로 이뤄져 있다"며 "재무회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