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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영구채' 콜옵션 다가오는 CJ프레시웨이

올해 450억, 내년 800억 조기상환 도래…"차환발행 포함한 방안 모색 중"

고진영 기자  2023-07-04 07:58:16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CJ그룹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활용한 자본확충에 적극적인 편이다. CJ프레시웨이 역시 개별법인뿐 아니라 연결 자회사들의 영구채 발행이 잦았는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차례로 다가오면서 대응 전략이 관심을 끈다.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상환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재 자본에서 영구채 비중이 상당한 만큼 자기자본 감소 가능성도 계산에 넣어야할 부분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고 있는 최석중 경영리더의 고민이 필요해졌다.

CJ프레시웨이가 처음 신종자본증권을 이용한 것은 2013년 5월이다. 영구 전환사채(CB) 형태로 700억원 규모를 조달했다. 이후 자본확충이 필요할 때마다 수차례 영구채를 발행했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2018년 260억원, 2020년 300억원 규모를 찍었다.

종속 자회사들 역시 신종자본증권을 이용해 자금을 여러번 끌어다 썼다. 물류센터 자산관리 전문인 자회사 에프앤디인프라가 2016년 500억원, 2019년 800억원을 영구채를 통해 조달했고 CJ프레시 베트남 법인(CJ Freshway Vietnam co., ltd)도 2020년 150억원을 발행했다.


현재 연결기준으로 남아있는 CJ프레시웨이의 신종자본증권 잔액(권면총액 기준)은 1250억원이다. 이중 300억원은 CJ프레시웨이가 직접 찍었으며 나머지 950억원은 앞서 에프앤디인트라와 베트남법인이 조달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1510억원이 남아 있었는데 260억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금융부채(미지급금)로 계상, 5월 상환을 마쳤다.

자본으로 분류돼 있던 영구채가 금융부채로 빠지면서 CJ프레시웨이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7.5%에서 2023년 3월 말 289.4%로 올랐다. 남은 잔액 1250억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차례로 콜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한다. 올해 8월 150억원, 12월 300억원, 내년 11월 800억원 등이다.


이 영구채들은 만기 30년으로 계약했지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스텝업(Step-up) 조항에 따라 금리가 크게 오르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까지 갚아야 하는 빚이라고 볼 수 있다.

상환 전략을 책임지는 임원은 최석중 경영리더다. 2021년 7월 CJ프레시웨이 경영지원담당에 올라 CFO 직무를 맡고 있다. 코로나 찬 바람이 매서웠던 시기 재무를 총괄하기 시작한 만큼 현금 확보와 사업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이제 고비는 지났지만 과거 발행했던 영구채 해소가 숙제처럼 남아 있다.

현재 CJ프레시웨이는 연결 자본총계(3768억원) 가운데 약 30%, 별도 자본총계(2211억원) 중에선 약 13% 정도를 영구채가 채운 상태다. 때문에 추후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눈에 보이는 지표와 비교해 실질적 재무부담이 더 높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영구채를 부채로 분류했을 때 CJ프레시웨이의 부채비율을 계산해보면 약 480%대로 추정된다. 신종자본증권에서 발행비용 등을 차감하지 않았을 때의 수치다.

차입금 부담도 가볍진 않다. CJ프레시웨이의 연결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23년 3월 말 기준 483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1983억원(41%)이 단기성 차입이다. 사실상 빚인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하면 1년 안에 약 2433억원을 갚거나 차환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영구채가 가져오는 추가적 부담을 감안해도 상환 자체에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393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규모를 밑돌지만 현금창출력이 이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프레시웨이는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2021년 1120억원 수준에서 2022년 156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2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23% 더 증가했다.


앞서 CJ프레시웨이는 2019년 3조원을 넘겼던 연결 매출이 코로나 타격에 2021년 2조3000억원 수준까지 깎였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외식 수요가 나아졌고, 판가 인상과 단체급식 수요 증가 효과를 보면서 다시 회복 추세에 들어섰다. 좋아진 현금창출력과 차환 능력을 감안하면 영구채에 대한 콜옵션 행사가 실질적으로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상환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차환발행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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