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그룹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자양강장제 '박카스', 감기약 '판피린',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등을 앞세워 순조롭게 성장한 기업집단이다. 올해는 동아쏘시오그룹이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래 10년차에 접어든 해다.
지주사 체제가 닻을 올린 이후 창업주 일가의 그룹 지배권은 안정성을 확립했다. 2세 강신호 명예회장을 지나 '3세' 강정석 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작용한 건 '주식 교환' 덕분이었다.
강정석 회장은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 주식을 20% 이상 소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요건을 기회로 살렸다. 보유 중이던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지분을 잇달아 홀딩스 주식과 맞바꾸면서 강정석 회장은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창업주 일가 지분율 취약성, '지주회사' 촉진제 '그룹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출범한 시점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아제약의 인적분할을 계기로 탄생했는데 전문의약품 분야에 주력하는 동아에스티도 함께 설립됐다. 홀딩스는 여세를 몰아 일반의약품 사업을 물적분할했고 동아제약이 새 법인으로 출발했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 지배권이 취약한 만큼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주회사 체제 수립으로 이어졌다. 강신호 명예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동아제약 지분율이 2012년 말 기준으로 11.1%에 그쳤던 대목이 방증했다. 글락소그룹(9.9%), 오츠카제약(7.9%) 등 우호 주주가 존재했지만 인수·합병(M&A) 등으로 그룹 경영권이 변동하는 위험을 억제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발판 삼아 '오너 3세' 강정석 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기반도 닦았다. 강정석 회장은 1964년생으로 강신호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2000년대 동아제약 영업본부장, 동아오츠카 사장, 동아제약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3년 홀딩스 부회장을 거쳐 2017년 회장으로 등극했다.
강신호 명예회장이 2013년에 보유하던 홀딩스와 동아에스티 주식을 모두 강정석 회장에게 넘기면서 후계 지배구조 확립의 신호탄을 쐈다. 증여를 계기로 강정석 회장이 소유한 홀딩스 지분율은 0.71%에서 5.54%로 늘었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홀딩스 자사주 물량 30만3546주를 강정석 회장이 소유한 동아에스티 주식 37만주와 맞바꾸는 조치도 단행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소유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대목을 노렸다. 주식 맞교환에 힘입어 강정석 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5%대에서 2013년 말 12.56%로 훌쩍 뛰었다.
◇강정석 회장 홀딩스 지분율, 3년 만에 '5%→26%' 오너 3세의 홀딩스 지분을 계속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에스티팜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기조도 채택했다. 에스티팜은 2008년에 태동한 기업으로 원료의약품 생산에 주안점을 맞춘 계열사다. 강정석 회장은 2016년 에스티팜의 상장 추진을 홀딩스 지분 확대 기회로 삼았다.
증시 입성을 앞둔 2016년 6월 말에 강정석 회장은 에스티팜 주식의 32.6%인 608만2032주를 갖고 있었지만 홀딩스는 14.99%만 보유하는데 그친 대목을 노렸다.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하려면 홀딩스는 5.01% 넘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홀딩스는 2016년 9월 에스티팜 주식 330만주를 공개 매수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강정석 회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이 보유 중이던 에스티팜 주식 332만7411주를 홀딩스 신주 99만1922주와 맞바꿨다. 주식 스와프를 실행한 덕분에 강정석 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2015년 말 12.03%에서 2016년 말 25.68%로 1년새 13.65%포인트(p) 상승했다. 2대 주주를 벗어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강정석 회장은 홀딩스 최대주주 지위를 계속 꿰차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강 회장은 186만5525주를 소유했는데 지분율은 29.38%다. 상주학원, 수석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까지 감안한 지분율은 30.29%다. 뒤를 이어 국민연금이 12.28%, 글락소그룹이 6.45%의 주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