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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동아쏘시오그룹 인연 출발점 '콜드콜'

동아에스티 이어 홀딩스 회사채 주관…중견기업 커버리지 확대 노린다

이정완 기자  2024-04-02 07:33:3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KB증권이 동아쏘시오그룹 회사채 대표주관에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연초 동아에스티 공모채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최근 사모채 조달까지 책임졌다.

지금까지 동아쏘시오그룹 핵심 조달 파트너는 NH투자증권이었다.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중견그룹 공략에 한창인 KB증권은 콜드콜(Cold Call)을 통해 동아쏘시오그룹에 접근했다. 콜드콜은 잠재 고객에게 먼저 연락하는 영업 방식이다. 다양한 조달 선택지를 제안하면서 회사도 마음을 열었다.

◇NH 택하다가 KB로 외연 확장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2월 동아에스티 회사채 발행 공동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택한 것에 이어 지난달 중순 동아쏘시오홀딩스 사모채 대표 주관을 KB증권에 맡겼다.

공모채 발행이 뜸하던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부터 활발히 시장을 찾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시작으로 같은 해 4월 동아에스티가 9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두 번의 발행 모두 NH투자증권이 단독 주관사를 맡았다. NH투자증권은 2010년대 초반 동아제약이 지금처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기 전부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KB증권이 적극적으로 동아쏘시오그룹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KB증권은 커버리지 담당 RM(Relationship Manager)이 직접 재무조직에 콜드콜을 하고 회사를 방문하면서 접점을 찾으려 했다.

양측의 인연은 KB증권이 동아쏘시오그룹에 다양한 조달안을 제시하며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조달 고민에 KB증권이 일종의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동아에스티가 지난 2월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친분을 쌓게 됐다.

동아에스티는 당초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5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었는데 수요예측에서 3500억원의 주문이 몰린 덕에 8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도 민평금리보다 낮았다. 새로운 증권사를 추가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셈이다.

지난달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사모채 발행까지 도맡았다. 2년 전 사모채 발행 때는 NH투자증권이 관련 업무를 책임졌다. KB증권이 기관투자자를 확보해 회사 측에 제안했는데 다른 증권사와 금리를 비교한 뒤 해당 조건에 만족해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발행을 결정했다. 3년 만기로 연 4.462% 금리에 3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웅제약도 KB 첫 선택

KB증권은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커버리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꾸준히 공모채 시장을 찾지만 그동안 인연이 깊지 않던 기업의 대표 주관 따내기에 한창이다. 또 다른 사례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오는 2일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 2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대웅제약이 주로 찾던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두 증권사를 번갈아 택하며 공모채를 발행해왔다. 마지막 발행이던 2021년에는 두 회사가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기도 했다.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면서 차환을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두 증권사에 KB증권을 추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중견기업에 다양한 조달안을 제시하면서 커버리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발행사에게 금리와 조달 규모 관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주면 앞으로도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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