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가 1년 가까이 이어지던 등급 스플릿(등급 불일치) 상태를 해소했다. 비용효율화로 수익성이 좋아졌고 이익창출 기조를 꾸준히 유지한 덕분이다.
이번 등급 상향에 따라 회사 측은 조달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편입 이후 매출볼륨을 확대하면서 투자비를 차입으로 끌어왔기 때문에 그동안 상당한 금융비용 부담을 안고 있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SK렌터카 신용등급을 A0에서 'A+, 안정적 '으로 한 노치 상향조정했다. 2020년 'A0, 긍정적'으로 평정한지 약 3년 만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2022년 6월, 2023년 3월에 이미 SK렌터카를 'A+ ,안정적'으로 올렸기 때문에 이로써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같은 등급을 줬다.
A+ 등급을 확보하기까지 재무를 총괄한 것은 김주형 기획재무실장이다.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고 있다. SK렌터카 경영지원본부장, 경영지원본부 기획재무실장, 경영기획실 재무담당을 거쳐 2021년 1월부터 기획재무실장에 올랐다. 이 시기 SK렌터카는 유상증자로 1000억원의 유동성이 유입되고 이익이 꾸준히 누적되는 등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이 있었다.
SK렌터카는 2019년 최대주주 SK네트웍스와의 렌터카사업부문 통합 이후 자산규모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상태다. 대량구매 할인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인프라 공유로 유지관리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018년 3.3%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 7.6%, 올해 1분기 말에는 9.2%로 올랐다. 회사는 대당 매출액이 큰 단기 렌탈을 통해 수익성을 보완하고 있다.
또 SK그룹 편입에 따라 자체신용도 대비 조달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도 생겼다. 신용평가사들은 계열사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해 SK렌터카에 실제 채권 내재등급보다 한 계단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조달 상황을 보면 SK렌터카는 통합과 함께 8000억원 수준이던 차입규모가 1조원대로 불었다. 또 차량구매를 늘리면서 지난해 말엔 2조3503억원(리스부채 포함)까지 확대됐다. 규모 자체는 많아졌으나 차입 만기 장기화, 리스한도 규모 확대 등으로 조달구조 안정성은 상당한 개선을 이뤘다. 2018년만 해도 총차입금의 64.1%가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말 31.5%로 축소됐다.
구체적으로 올해 3월 말 기준 SK렌터카의 연결 총차입금은 2조435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금융권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100억원뿐이고 약 5600억원은 만기가 다가와 유동성 부채로 전환한 사채 또는 장기 차입이다. 단기차입금 100억원의 경우 KB증권에서 기업어음으로 조달했으며 금리는 7.75%로 비교적 비쌌다.
회사채는 총 9850억원을 발행했으며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2692억원(27%) 수준이다. 당장의 차환 부담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부담은 높아지고 있다. 기존 부채를 더 비싼 이자의 채무로 차환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SK렌터카가 2021년 발행한 회사채 이자율은 1.45% ~ 2.06%였는데 2022년 하반기 찍은 회사채 금리는 5.20% ~ 7.80%까지 치솟았다. 올해 2월 발행한 사채의 경우 4%대 중반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이자비용의 경우 지난해 571억원이 발생했다. 2019년(273억원)의 2배 수준이다. 올해 3월 말에는 223억원을 나타내 작년 같은 기간(약 12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의 70% 수준이고 순이익(87억원)의 3배에 이르니 감당하기 만만치 않다. SK렌터카에 이자비용 축소가 중요한 이유다.
현재 충청남도 당진에 560억원 규모로 통합물류 허브(Hub) 구축을 계획 중인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추가적인 지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제주도 전기차 전용단지 구축사업에도 275억원 정도를 더 투입해야 한다. 준공은 올해 6월 말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