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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GS글로벌

재무개선이 남긴 숙제, 몸집 불릴 비책은

1년새 부채비율 130%포인트 '뚝'...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지출 계획에 눈길

이호준 기자  2023-05-11 14:05:19
GS그룹의 종합상사인 GS글로벌이 지난 1년간 외형은 급감했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해 내실을 단단히 다졌다. 매입채무를 빠르게 갚은 덕분에 부채비율이 130%포인트 낮아졌다. 철강 트레이딩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수출채권 할인 차입금과 무역금융 등 전체적인 차입 규모가 감소하며 재무건정성이 좋아진 모습이 두드러진다. 현재 곳간열쇠는 김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쥐고 있다. '재무'와 '전략기획'에서 쌓은 경험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동부채 '1조원→6360억원'으로 감소

GS글로벌은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330%'에 달했다. 2020년대까지 250% 안팎을 유지했으나 2021년(320%) 말 이후 확연하게 높아졌다.

이는 LX인터내셔널(169%) 등 다른 종합상사에 비해 꽤나 높은 수준이다. 무역금융을 활용해 교역량을 확대하고 매출채권에 상응하는 매입채무를 보유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해도 GS글로벌의 부채 규모는 과도했다는 얘기다.

다만 올해 들어 부채비율이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내내 부채비율은 250~300%를 나타냈는데 올 1분기 200%로 확 낮아졌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특수가 끝나고 높은 원자재 값, 고환율 등 긍정적인 요소가 사라진 상황에서 얻은 유의미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단위: 백만원, IR자료

부채 감축의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특히 유동부채로 집계되는 매입채무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매입채무는 거래처에 지불해야 할 '외상값'을 말한다.

종합상사 특성상 매출이 감소하면 매입채무도 함께 줄어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 분기 말 매입채무 상환에 속도를 높이는 GS글로벌의 전략이 이어졌다. 결국 두 요인이 합쳐지며 올 1분기 유동부채(6360억원)가 한해 전보다 3700억원 감소했다.

이밖에 같은 기간 수출 채권 할인이나 무역금융 등 차입금이 감소한 것도 재무부담을 완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GS글로벌의 경우 거래처로부터 '받아야 할 돈'인 매출채권을 담보로 그간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왔다. 통상 이 금액은 매입채무에 비례한다. 매입채무 감소 추세에 따라 올 1분기 총차입금(5453억원)도 1년 전에 비해 2500억원 감소했다.

GS글로벌 관계자는 "매출 규모 축소에 따른 매출·매입채무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며 "잉여현금을 통해 채무 상환에 힘썼던 점도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성↑...'김성욱 CFO의 시간'

그러나 부채 감소는 회사의 자산총계를 2020년 수준으로 회귀시키도 했다. GS글로벌의 자산총계는 지난해 1분기 말 1조5137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1억26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줄며 3년 전 규모(1조2100억원)로 돌아갔다.

재무구조 개선의 비결이 '외형 감소'에 있었던 까닭이다. 내실을 다지는 대신 또다른 숙제를 안은 모습이다. 예컨대 GS글로벌은 트레이딩 등 비교적 무역 관련 사업 비중이 매우 높다. 자원개발, 태양광 등 다양한 유형의 사업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다른 상사회사들과는 비교된다.

실제 올 1분기 회사 전체 매출(1조30억원)의 94%(9440억원)가 무역업에서 나왔다.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이 더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수입 판매, 태양광 기자재 판매 등의 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부문의 매출(214억원)은 1년새 245% 확대된 상황이다.


GS글로벌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선된 재무지표가 든든한 뒷배로 여겨진다. 절대적인 부채비율만 놓고 종합상사의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조달 시점과 규모를 감안할 때 재무부담이 적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은 바로 김성욱 CFO다.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의 김 상무는 3년 넘게 재무수장 직을 맡아 재무적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간 GS글로벌의 외부 차입금에서 무역금융 비중(60%↑)이 높았다는 점에서 김 상무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타이트하게 자금을 운용하지 않는 스타일로 평가된다.

GS글로벌은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친환경, 디지털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병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2분기부터 꺾일 것으로 점쳐지는 철강 트레이딩 상황을 주시하며 지출 계획에 대응하는 것이 관건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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