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나선 국제거래조사국은 광고비 뿐 아니라 원가구조도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원가를 고의로 과대 계상한 정황을 발견하면 과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매출원가율이 95%에 달한다.
국제거래조사국은 외자기업을 주로 조사하는 조직이다. 외자기업 중에는 글로벌 사업자들의 현지 판매법인이 다수 있는데, 국제거래조사국이 판매법인을 조사할 때 가장 유심히 살펴보는 수치 가운데 하나가 제품원가다.
판매법인은 본사로부터 제품을 사와 현지에서 판매해 수익을 낸다. 그런데 제품을 비싼 가격에 공급받으면 본사는 이득인 반면 판매법인은 수익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판매법인이 내야할 법인세도 줄어든다. 국제거래조사국이 원가를 들여다보는 이유다.
애플코리아는 손익구조가 의심을 살만하다. 영업이익률이 1%에 그치는데 95%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이 직접적 원인이다. 지난해 매출 7조3348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가 6조9900억원으로 비중이 95.3%에 달한다. 2021년에도 매출원가율이 95.5%다.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열위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61억원,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친다. 덕분에 7조원대 매출을 내고도 지난해 낸 법인세는 503억원에 그쳤다.
동종업체 판매법인과 비교해보면 매출원가율이 크게 높다. 비교할만한 기업은 '삼성전자판매'다. 애플 스마트폰 라이벌 삼성전자의 국내 판매법인이다. 지난해 매출 3조4463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는 2조6290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이 76.3%다. 애플코리아(95.3%) 대비 19%포인트 낮다. 2021년 매출원가율도 76.9%로 높지 않았다.
중국 스마트폰 사업자 화웨이 판매법인(한국화웨이기술)도 애플코리아와 비교해 크게 낮다. 지난해 매출 2697억원에 매출원가가 2246억원으로 비중이 83.3%다. 2021년엔 80.4%였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재화(제품)를 비싼 값에 들여와 마진을 적게 남겨 세부담을 줄이는 방식은 판매법인들에게 가장 많이 발견되는 사례”라며 “국제거래조사국이 판매법인을 조사를 할 때 핵심적으로 살펴보는 영역으로 이번에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