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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발행사 유동성

SK렌터카, 비용절감 해법 '신용도 상향'

②차입 증대 불가피, 대응 필요…A+ 수렴 시 이자 감소, ‘시장 지위’ 관건

이경주 기자  2023-03-02 16:51:19

편집자주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 2023년 우리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소를 넘어 중견사들까지 유동성 관리에 불이 떨어졌다. 저금리 시기 빌린 수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투자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그 와중에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THE CFO는 주요 중견사들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응 전략을 취재한다.
SK렌터카는 올 초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 공모채를 발행해 유동성 부담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국내외 경기침체와 고금리지속은 SK렌터카 재무안정성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SK렌터카는 전략적으로 매출볼륨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투자비를 차입을 통해 마련해 왔다. 금융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SK렌터카는 해법 중 하나로 신용등급 상향을 도모하고 있다. 이자비용을 줄여 수익성 개선까지 노릴 수 있다.

◇SK네트웍스 렌트사업 물량 이전…차입으로 비용 마련

SK렌터카 차입확대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2019년 2월 SK네트웍스가 인수한 AJ렌터카가 전신이다. 본래 SK네트웍스는 자체적으로 렌터카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같은 해 12월 해당 사업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1620억원에 SK렌터카에 양도했다. SK렌터카로 사업을 일원화하는 작업이었다.

다만 당시 SK네트웍스의 장기계약 물량은 이전하지 못했다. 계약이 만료돼야 차량을 SK렌터카에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물량이 상당했다. 양도 직후인 2020년에도 SK네트웍스 시장 점유율은 7.5%(대수 7만8742대)로 낮지 않았다. 같은 기간 SK렌터카 점유율(12.3%, 12만9089대)보다 5%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이후 물량이전 지속으로 SK렌터카 점유율은 2021년 13.2%, 2022년엔 13.7%까지 높아졌다. 반면 SK네트웍스는 2021년 5.3%, 2022년 3.8%로 낮아졌다. 계획상으론 올해가 이전을 마무리하는 해다.



<사진:SK렌터카 2022년 4분기 IR자료>

SK렌터카는 실적 측면에선 안정적 외형확대가 가능했다. 2019년 6408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8634억원, 2021년엔 1조368억원, 2022년엔 1조2465억원으로까지 커졌다. 영업이익도 2019년 415억원에서 2022년 950억원으로 두 배 이상이 됐다.

다만 물량이전 비용을 차입으로 충당하며 재무부담도 함께 가중됐다. 총차입금은 2019년 말 1조1310억원에서 2022년 3분기 말 2조2281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77.2%에서 523.9%로로 상승했다.

고금리시대가 부담스러워진 이유다. SK렌터카는 올 초 최적의 타이밍에 공모채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평시보다 이자비용이 3배 높아졌다. 2월 10일 3년물(800억원)을 4.579%로 발행했다. 저금리시기였던 2021년 2월엔 3년물을 1.448%에 찍었었다.

실제 순이자비용은 2019년 연간 267억원이었는데, 지난해는 3분기까지만 37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기준 차입 가중평균 이자율은 2.5%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기존 채무를 더 비싼 이자율로 차환하는 구조기 때문에 가중평균 이자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신용도 A+·A0 스플릿…상향 요건은 ‘시장 지위 확대’

금융비용 증대는 국내 모든 기업들에게 해당되는 악재다. 다만 SK렌터카는 돌파구가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있다. 회사채는 차입중에서 가장 저렴한 방식이다. 등급상향으로 회사채 금리를 낮추면 다른 차입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렌터카는 현재 회사채 신용등급이 A+와 A0로 스플릿(신평사간 불일치) 돼 있다. A+로 수렴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6월 A0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해 6월 등급은 A0로 유지하고 아웃룩만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꿨다.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5월 A0로 유지하고 아웃룩만 긍정적으로 바꿨다.




업계에선 한신평이 올해 액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웃룩 변경 이후 1년반이 넘도록 지켜봤는데 변경 당시 제시한 상향요건을 SK렌터카가 대다수 충족했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통상 1년 내외로 지켜본 후 액션을 한다.

한신평은 △사업경쟁력과 시장지위가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자기자본비율이 현재와 같이 우수히 유지되면서 △ROA(총자산수익률) 등 수익성이 개선 및 유지되는 경우가 요건이다.

우선 시장지위를 나타내는 점유율은 2019년 12.3%, 지난해 13.7%로 높아졌다. 올해 마지막 물량이전을 진행하기 때문에 상승세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ROA도 2019년 1.2%에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4%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자기자본비율이 2019년 말 21%에서 지난해 3분기말 16.1%로 하락했는데 ‘안정적’ 복귀 요건(15% 미만)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한신평은 2년 전 제시했던 요건들을 SK렌터카가 숫자적으로 충족을 했기 때문에 올해 액션에 나설지 판단을 하기 위해 더욱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신평도 시장지위를 중시하고 있다. △SK네트웍스 렌터카부문 통합 등으로 시장지위와 사업안정성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나 △아니면(or) 조달 구조 개선 및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으로 재무위험이 현저히 낮아질 경우다.

두 신평사가 모두 시장지위를 중시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렌터카 사업은 차량확보가 곧 경쟁력이다. 시장점유율이 클수록 차량에 대한 바잉파워가 생긴다. 더불어 보험이나 유지보수(사고처리 등)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SK렌터카는 물량 이전을 완료하면 점유율이 약 18%로 1위 롯데렌탈(약 21%)과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SK렌터카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기획재무실이 신평사와 수시로 소통하며 등급상향 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성장에 대한 근거 뿐 아니라 비용절감에 대한 플랜도 세워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는 고금리 여파로 비용이 늘어난 만큼 렌탈료를 일부 상향조정하고 동시에 사업효율화를 진행하는 등 수익성 방어를 위한 플랜을 세워뒀다"며 "더불어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신용등급 상향을 이뤄내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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