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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코드

변함없는 현대차증권, 곳간은 내부 인사만 맡긴다

약 15년간 그룹 인사 중용, 신임 재무통 현대엔지니어링 출신 도신규 전무

박규석 기자  2023-03-02 13:33:16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현대차증권의 재무라인은 출신이 명확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을 거친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 이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사코드로 관련 공식은 올해도 이어졌다.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신규 전무는 현대엔지니어링 출신으로 과거에는 현대자동차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는 CFO 자리에 현대차그룹 출신의 인사를 중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옛 신흥증권이었던 현대차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1년 앞두고 특화 영역 발굴에 매진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금력 등이 풍부한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는 카드를 선택했다.

같은 해 3월 현대차그룹은 옛 신흥증권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투입된 자금은 2089억원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 등이 나눠 매입했다. 회사 안정화 등을 위해 2009년까지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단행해 3552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의 CFO는 사실상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그룹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총 6명의 CFO들이 선임됐고 이중 5명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의 인사였다. 신구식, 김득주 전 CFO는 기아차 출신 인사며 김택규, 김상철 전 CFO는 현대차 HMMA를 거쳤다.

그룹 출신이 아닌 인물은 2014년부터 1년간 재무를 책임진 강성모 전 CFO다. 다만 그가 회사 내부에서 선임된 인물인 만큼 외부보다는 내부 출신 전문가를 활용한다는 인사 기조는 이어졌다.

신임 CFO인 도 전무도 궁극적으로는 현대차 출신이다.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도 전무는 1967년생으로 현대차에서 재무 전문가의 역량을 쌓았다. 지난 2012년 현대차 재무관리실 이사에 올랐고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경영관리실 상무와 재경사업부장 전무를 지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도신규 전무가 그룹 내 다양한 업종의 경험을 지닌 CFO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재경과 리스크 관리 경쟁력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직 CFO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기조 역시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유지 중이다. 임기는 평균 2년을 기록했다. 역대 CFO 중 이사회 재임 기간이 가장 긴 인물은 김상철 전 CFO다. 이는 임기를 마친 CFO가 등기임원에 연임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회사의 재무를 총괄했다.


도 전무의 경우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상태다. 역대 CFO들이 모두 이사회에서 활동한 만큼 큰 변수가 생기지 않은 이상 그의 선임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임기는 3년이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위원 선임도 눈여겨볼 부분 중 하나다. 역대 CFO들은 대부분 소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의 이사회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경영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다.

지난해까지 곳간을 맡았던 김 전 CFO의 경우 경영위원회와 임추위,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3곳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도 전무가 전임자의 역할을 이어받는다면 경영위원회 등 3곳에 위원으로 선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증권 이사회는 이번 주총이 마무리된 직후에 관련 사항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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