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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갈길 먼 CET1 'M&A·자사주 소각' 첩첩산중

총주주환원율 4대 금융 '최저'…자본 용처 많아 비율개선 '고난길'

최필우 기자  2023-02-16 14:17:18

편집자주

국내 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금융그룹도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의 저평가 원인을 부족한 주주환원에서 찾고 실적발표회(IR) 시즌 일제히 주주 요구에 화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환원 수준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의 주주 프렌드십을 점검하고 사별 특징을 분석했다.
우리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총주주환원율에 그쳤다. 일제히 30%를 넘긴 경쟁사들과 차이가 벌어졌다. 획기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수 있는 보통주 자본 체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평이다.

초과 자본 환원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목표치를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잡았으나 달성은 요원하다. 증권사 인수에 자본을 쓰고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면 CET1비율 상승폭이 제한된다. 뒤진 총주주환원율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에 나서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30%' 밑돈 총주주환원율, 4대 금융 유일

우리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26%를 기록했다. 전년도 21.1%에 비해 약 5%포인트 개선됐다. 지주사 전환 첫해인 2019년 24.8%와 비교해도 1%포인트 이상 높다. 사모펀드 손실 사태 후유증을 털어내면서 주주환원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타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은 각각 총주주환원율 32.8%, 31.1%, 30%를 기록했다. 우리금융과 4~7% 차이가 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총주주환원율 30%를 밑돌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CET1비율이 총주주환원율에 감안됐다. CET1비율은 배당 여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우리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5%다. KB금융(13.25%), 하나금융(13.15%), 신한금융(12.7%) 등과 120~175bp 차이가 난다. 11% 초중반대인 지방 금융지주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목표치를 12%로 제시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2%는 KB금융(13%), 하나금융(13.5%)보다 낮고 신한금융과 같은 수준이다. 적정 수준으로 삼는 CET1비율이 낮을 수록 주주환원 강화 시점이 앞당겨지고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현 수준을 감안해 타깃 CET1비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 버퍼(Buffer·여력)를 추가해 13%를 목표로 삼으면 도달 시점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주주환원 가시성이 떨어진다. 우리금융은 12%도 내년 말에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13% 도달은 요원하다.

증권사 인수에 자본을 투입하면 CET1비율 상승 폭이 줄어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증권사를 계열사로 추가하는 게 그룹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만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첫해인 올해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인수가 마무리되면 내년 2월 주주환원 규모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CET1비율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자사주 소각 '전무'…올해 첫 소각 규모 이목집중

우리금융은 자사주 소각에도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4대 금융지주 중 자사주 소각 없이 배당 만으로 주주환원을 시행한 곳은 우리금융 뿐이다. 자사주 소각은 주가 부양 효과가 있고 세금 부담이 없어 장기투자자 사이에서 선호되는 환원 방식이다. 자사주 정책이 없으면 금융주 투자 매력이 반감된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우리금융은 올해 자사주 정책을 내놓기로 했다. 오는 2분기 이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 후 첫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올들어 1500억~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의결한 바 있어 우리금융의 소각 규모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각 규모는 1000억~1500억원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총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삼고 있다. 26~30% 배당 성향에 0~4% 자사주 소각률을 추가해 3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4% 자사주 소각률을 기록하려면 약 1300억원 규모의 소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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