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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하나금융, 자사주 카드 적중 '환원율 2위' 등극

①31%로 신한 제쳐, 배당 성향 국내 최고…소각 정책에 달린 지속성

최필우 기자  2023-02-15 11:05:19

편집자주

국내 금융그룹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금융그룹도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의 저평가 원인을 부족한 주주환원에서 찾고 실적발표회(IR) 시즌 일제히 주주 요구에 화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환원 수준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의 주주 프렌드십을 점검하고 사별 특징을 분석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금융지주 중 두 번째로 높은 주주환원율을 기록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장 높은 배당 성향에 사상 첫 자사주 소각을 더해 리딩뱅크 신한금융을 제쳤다. 보수적인 기조였던 주주환원 정책이 함영주 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한층 강해졌다.

주주환원 강화 행보를 이어가려면 꾸준한 자사주 소각이 필요하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소각을 확정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아직 부족한 비은행 기초 체력 탓에 소각 규모가 KB금융이나 신한금융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배당 성향 27% '1위'…자사주 소각률 '4%' 더하면 신한 허들 넘어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주환원율 31.1%를 기록했다. 이는 KB금융의 32.8% 보다 낮지만 신한금융의 30%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하나금융 연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1조원 가량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환원책이라는 평이다.

높은 배당 성향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금융 배당 성향은 27%로 KB금융(26%), 신한지주(23.5%)보다 높다. 분기배당을 하는 KB금융, 신한금융과 달리 하나금융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결산배당 때 7435억원을 통 크게 쓰며 배당 성향을 끌어 올렸다.


배당 만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이에 그치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자사주를 소각했다. 소각 규모 1500억원으로 순이익 규모를 감안한 자사주 소각률은 4.1%다. 자사주 소각을 개시하면서 자체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최상위권 금융그룹과 주주환원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주주환원책 강화에는 함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하나금융은 수년째 주주환원에 있어 보수적인 기조였다. 2018년 25.5%, 2019년 25.8%, 2021년 25.6% 수준의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주주환원을 늘리기보다 유지하는 데 그쳤다. 2020년에는 금융 당국의 권고에 따라 20.5%에 머물렀다. 함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는 전격적인 배당 성향 강화와 자사주 소각 결단을 내렸다.

하나금융은 점진적인 주주환원 강화를 시작할 기초 체력을 쌓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그룹 순익은 신한금융, KB금융에 이어 3위였지만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순이익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주주환원과 비은행 사업 강화 밑천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올 1분기 1500억 소각 결정…비은행 사업 강화, 추가 소각 관건

향후 하나금융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평가는 자사주 소각에 달려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환원책의 무게 중심을 배당에서 자사주로 옮겨가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직접적인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다. 배당의 경우 배당소득세 부담이 있어 자사주 소각을 섞는 배당 정책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하나금융은 올해도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지난 9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같은 날 해당 자사주 소각 결정과 일정도 함께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동시에 발표한 건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소각 규모 측면에선 아직 KB금융과 신한금융에 미치지 못한다. KB금융은 1분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하나금융과 같은 1500억원을 소각하기로 했지만 분기별 자사주 소각 정례화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반기에 추가적인 소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연 순이익 1위에 오른 은행 사업과 달리 비은행 사업은 아직 주주환원 강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차이 1조원은 비은행 사업 체급 차이에서 비롯됐다. 자사주 소각 여력을 비은행 포트폴리오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사용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올 상반기 비은행 사업 성과가 하반기 소각 규모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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