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자본적지출(CAPEX)을 연동해 성장과 안정을 모두 잡는 방향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최근 개선된 현금창출력에 기반해 추후 배당 재원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5G 도입으로 2019년 CAPEX가 급증한 이후 하향 안정화에 접어든 양상이다. 아울러 수익성 약화 우려가 제기된 중간요금제 도입 이후에도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장·안정 밸런스 고려한 배당정책…CAPEX 안정화 추세SK텔레콤은 2021년 2분기부터 별도 실적 기준 'EBITDA-CAPEX'의 30~40% 내에서 배당 총액을 결정하는 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견고한 수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길 바라는 주주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산식에 CAPEX를 담았다.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동통신(MNO)사업에서 차세대 통신 기술을 도입할 때 CAPEX가 많이 늘어나는 걸 고려한 조치다. 2018년 5G를 상용화하고 이듬해인 2019년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CAPEX는 2조915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조1280억원과 비교해 37% 증가한 수치다.
2020년에는 2조2060억원 수준으로, 이듬해에는 2조1790억원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1조1240억원의 CAPEX가 발생했다. 통상 4분기에 조 단위 CAPEX가 반영되는 만큼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SK텔레콤의 작년 연간 CAPEX가 2조1000억원 수준이며 올해에는 2조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요금제 도입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배당 재원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한 축인 EBITDA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19년 SK텔레콤의 EBITDA는 3조8829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4조원대로 올라서며 현금창출력을 회복했다. 2021년에는 4조286억원으로 1년 전(4조347억원)에 살짝 못 미쳤다.
작년부터는 다시금 수익성 개선에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EBITDA는 3조2496억원으로 1년 전 3조1419억원과 비교해 3.4% 늘어났다. 특히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높은 5G 가입자 비중이 작년 3분기에 53%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간요금제를 도입하면 수익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기존 5G 고객이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타는 움직임보다 알뜰폰(MVNO) 등 LTE 고객이 신규 5G 고객으로 편입되는 움직임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SK텔레콤의 EBITDA는 4조2000억원, 올해에는 4조4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기준으로 SK텔레콤 배당 산식에 적용하면 'EBITDA-CAPEX'는 올해 2조1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작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에는 배당 재원이 될 이 수치가 2조4000억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
물론 SK텔레콤은 이 수치의 30~40% 선에서 배당할 방침이라 반드시 전체 배당 규모가 커진다고 보장할 순 없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비교적 보수적인 배당 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
앞서 2021년에도 SK텔레콤은 별도 기준 전년 대비 3000억원 넘게 순이익을 남겼는데 배당금 총액은 7170억원으로 같은 기간 20억원도 채 늘지 않았다. 다만 배당수익률로 보면 1년 새 4.1%에서 5.7%로 개선됐다.
이밖에 다른 주주 환원 정책을 꺼낼지도 주목된다. 2021년 3월에는 기존의 중간배당 대신 분기배당 제도를 도입했다. 주가 및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비정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 2020~2021년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를 신탁을 통해 매입했다.
2021년 5월에는 인적분할에 앞서 발행주식 총수의 10.76%에 해당하는 자사주 868만5568주를 소각했다. 이를 통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며 기존 SK텔레콤 주주들은 지분율이 오르는 효과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