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주가가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떨어졌지만 낙폭이 지나치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 시장점유율(M/S)이 하락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통계의 함정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오히려 적극적인 중간요금제 활용 등에 힘입어 5G 가입자가 꾸준히 늘며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신사업에서도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타버스나 구독 등 신규 플랫폼 이용자 지표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서도 가장 선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S 40% 하회? 통계 따라 달라…여전히 견조한 MNO 경쟁력
SK텔레콤의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4만59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52주 신저가가 깨진 건 올 들어 네 번째다. 18일 기준으로는 4만7250원을 기록하며 소폭 회복한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MNO) 부문 경쟁력이 KT, LG유플러스와 차별화되지 않았다고 보기도 한다. 알뜰폰(MVNO) 시장이 확대되면서 최근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M/S)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통계에는 일부 함정이 있다. 이동통신 기술방식별 회선 현황을 기준으로 삼으면 SK텔레콤의 M/S는 2018년 12월 말 41.61%에서 이듬해 41.85%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아니다.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어 작년 3월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작년 11월 기준으로는 3069만2923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92만7932명이 늘었지만 MVNO 가입자 증대로 M/S 자체는 39.94%를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하면 처음으로 가입자 M/S가 40%를 하회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물지능통신(IoT)이나 웨어러블 등 기기가 섞여 있다. 통상적으로 이동통신 하면 떠올리는 휴대폰(핸드셋)을 기준으로 삼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동전화 용도별 회선에서 휴대폰(고객용)만 놓고 점유율을 따져보면 작년 11월 SK텔레콤의 M/S는 42%를 기록했다. 2018년 12월 42.8%에서 한때 43%를 웃돌기도 했지만 통상 42%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MVNO를 제외하면 어떨까. 2020년 말 SK텔레콤의 무선 M/S는 48.1%였는데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는 48.3%를 기록했다. 알뜰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통신 3사 중에서는 되레 점유율을 더 늘린 양상이다. 이들 통계를 보면 SK텔레콤의 MNO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작년에는 국내 3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가고객만족도와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는 25년 연속 1위, 한국서비스품질지수는 2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최장기간 연속 1위 기록은 모든 산업 분야를 통틀어 SK텔레콤이 유일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5G 가입자 수는 1246만8000명을 기록했다. 전체 핸드셋 가입자 가운데 55.5%에 달하는 수치다. 작년 업계 최초로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는데 기존 알뜰폰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레포트를 통해 작년 말까지 1363만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핸드셋의 6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작년 3분기 기준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은 3만633원을 기록했다. 여기 힘입어 작년 3분기 이동통신 매출은 1년 전보다 2% 늘어난 2조6250억원을 달성했다.
◇T우주·이프랜드 성장 지속…에이닷, UAM 등 신규 먹거리에도 힘 실어
통신을 넘어 AI 컴퍼니를 지향하는 만큼 이동통신 외 신사업 성장세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아이버스(AIVERSE) 사업에서 성과가 눈에 띈다. 구독과 메타버스, AI 에이전트 등 AI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서비스 부문이 여기 해당한다.
우선 2021년 8월 선보인 구독 브랜드 'T우주'의 작년 3분기 가입자 수는 14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의 구독형 상품 판매 경험과 고객 접점 응대 역량, 고객 관리 및 빌링(Billing) 시스템, AI·디지털전환(DT) 기술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꾸준히 제휴처를 늘리더니 작년 9월에는 전기차 장기 렌탈 프로그램도 새롭게 추가됐다.
작년 3분기 총 상품 판매액(GMV) 역시 1500억원(누적 450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55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역시 작년 9월 MAU가 257만명을 기록했다. 누적 사용자 수는 1286만명에 달한다. 연초 300만명 대비 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대규모 업데이트도 마쳤다. 경제시스템인 '이프랜드 포인트'를 도입했고 아바타 코스튬이 가능한 스튜디오, 라운지 등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였다. 추후 그룹 차원에서 활용할 'SK코인(가칭)'에 접목할 방침이다.
나아가 작년 11월에는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49개국에 동시에 선보이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역별로 중동은 이앤(e&), 동남아는 싱텔(Singtel) 등을 이프랜드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 선정해 효율성을 높였다.
해외 파트너들과 공동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 내 소통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넘버원(NO.1) 소셜 메타버스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에이닷(A.) 역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광고 없이 즐길 수 있는 인기 방송 등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게임, 사진 보정 및 합성 기능을 더했다.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디바이스에 연결이라는 핵심 가치를 더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결성해 올해부터 본격화할 국토교통부 UAM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사업에 참여한다.
미국의 UAM 기체 제조사로 글로벌 선두 주자로 꼽히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손잡고 국내 UAM 실증 초기 단계부터 실증 데이터를 확보해 글로벌 UAM 상용화를 선도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번 CES 행사 이후 국토교통부와 조비 에비에이션을 연결해주며 민간 외교 사절 역할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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