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해 적자전환한 자회사 롯데하이마트의 유탄을 맞았다. 백화점·마트·슈퍼 등 사업은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영업권 손상차손이 커지면서 순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0.6% 감소한 15조47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할인점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10.7%, 3.2%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롯데하이마트만이 가전 시장 침체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백화점은 브랜드 강화와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할인점과 슈퍼는 매출 증가와 효율화로 출혈이 감소했다. 덕분에 전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942억원으로 89.9% 증가했다.
그러나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된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8% 감소한 3조3368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2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롯데쇼핑으로서는 롯데하이마트의 출혈로 추가 성장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적자전환은 롯데쇼핑이 인식한 무형자산 영업권에 손상차손에 반영됐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배경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29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출혈이 9.1% 늘어났다.
롯데쇼핑은 2012년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한 후 매년 현금창출단위별 손상테스트를 거쳐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지분 65.2%를 1조248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체 영업권은 전년 동기대비 68.7% 증한 3조488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정체기를 맞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이때부터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가 커졌고 2021년 말 기준 롯데쇼핑이 인식한 롯데하이마트의 영업권은 76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롯데하이마트 적자전환은 롯데쇼핑 영업권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 IR자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에만 6126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CGU(현금창출단위)에서 3736억원, 영업권에서 665억원, 투자주식에서 1725억원의 손상이 각각 발생했다. 이를 2022년 연간으로 합산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실제 롯데쇼핑이 인식한 롯데하이마트 영업권은 2021년 7614억원에서 2022년 3분기 말 5299억원으로 감소했다. 3분기만에 2315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에 손상차손이 추가됐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는 수밖에는 없다. 증권가에서도 자회사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에 따른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역기저 영향과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로 내구재 소비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라며 "롯데하이마트는 매출감소·희망퇴직 위로금 반영 등으로 적자가 확대됐고 이로 인해 영업권에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