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롯데칠성음료가 IR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성과 중심의 부연 설명이 주를 이뤘다면 수년 전부터는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 전망까지 공개하고 있다. 사업 부문별 현황에서도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하며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IR 자료는 오랫동안 실적 해설에 중점을 뒀다. 분기별 시장 상황과 성과, 주요 자회사의 현황 등이 다뤄졌다. 향후 사업 계획도 언급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굵직한 방향성 제시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과거의 정보만 접할 뿐 중장기 차원의 사업 계획 등은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조에 변화가 일어난 시기는 지난 2021년 1분기 IR부터다. 연간 가이던스가 처음으로 공개되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부문별 목표와 중장기 계획 등이 순차적으로 추가됐다. 특히 2021년 4분기부터는 전사적 차원의 차년 주요 계획을 외부에 알리기도 했다. 그동안은 사업부문별 연간 계획을 공개하는 게 전부였다.
2021년 반기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해 7월과 8월에 각각 ESG 전담 조직과 ESG위원회(이사회 내 조직)가 신설된 만큼 사전에 관련 정보를 공개한 셈이다. 이후 ESG 정보는 롯데칠성음료의 지속가능보고서에 상세하게 기록됐고 IR에서는 추가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2022년 반기부터는 사업 추진 시기와 달성 목표, 세부 계획 등이 기록된 타임라인을 추가했다. 음료와 주류의 시장 정보 또한 세분화해 제품과 브랜드별 비교 분석을 용이하게 개편했다.
지난 2년간의 추이를 보면 2021년은 정보 공개를 위한 새로운 포맷을 만드는 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게는 디자인과 같은 형식부터 시작해 정보의 구성과 세부 내용, 전망 등까지 대부분의 항목을 리뉴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새롭게 구축한 포맷의 세부 조정 시기로 IR을 위한 수정·보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IR의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송효진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송 CFO는 지난 2020년 말에 부임한 후 IR팀을 조직하며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에 역량을 모았다. IR팀은 송 CFO의 직속 조직으로 양소현 팀장이 실무를 챙기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기업 공시부터 투자자 미팅, 정보 분석 등이다.
롯데칠성음료 IR팀의 특징 중 하나는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이다. IR 웹페이지 운용을 비롯해 직통번호와 이메일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분기별로 진행되는 실적자료 등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음식료업계의 경우 IR 전담 조직은 물론 담당자 번호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칠성음료의 정보 접근성은 상위권에 속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에서는 오랫동안 IR 정보의 접근성과 투명성, 전문성 강화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IR팀을 조직한 후 짧은 기간에 선진화가 진행됐고 이는 접근성과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는 음식료업계 상위권에 속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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