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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삼성화재, 홍성우 부사장 연임이 갖는 메시지

안국화재·서강대 출신으로 첫 재무 책임자 연임…전임자는 '삼성생명' 출신 독차지

박서빈 기자  2023-01-16 14:25:18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체제 아래에서 홍성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를 이어간다. 탄탄한 내부 신임을 바탕으로 출신 배경에 상관 없이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CFO 자리에 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삼성생명 출신을 주로 임명했다. 배당, 경영 전략 등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에 CFO가 상당 부분 관여하는 까닭이다.

홍성우 부사장(사진)은 이같은 공식을 깬 인물이다. 안국화재 출신으로 첫 CFO 역할을 맡은 데 이어 연임까지 성공했다. 배당이나 투자 등 주요 재무적인 판단을 삼성화재 이사회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조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정통 '화재맨' 홍성우 부사장…공식 깨고 연임까지 성공
홍성우 삼성화재 경영전략실장
홍 부사장은 2020년부터 경영전략실장으로 임명돼 삼성화재의 CFO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홍 부사장의 경우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공채로 입사하며 보험업을 시작해 1997년 삼성화재 마케팅팀으로 본사에 발을 들인 정통 화재맨이다.

2011년에는 인사파트장, 2015년에는 영업총괄의 컨트롤타워인 CPC기획팀장을 맡았고, 2018년에는 부산사업부장으로, 그해 연말에 개인영업마케팅팀장을 지냈다. 2020년 초에는 CPC 기획팀장을 다시 총괄하다 연말에 경영전략실장으로 임명됐다.

최영무 전 대표이사의 선택이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삼성생명 출신을 CFO로 임명하는 암묵적 기조를 유지했었는데 이 공식을 처음 깼다. 최영무 전 대표도 생명이 아닌 화재 출신으로, 홍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안국화재에 공채로 입사한 인물이다.

삼성화재 CFO는 삼성생명·서울대 경영학 출신이라는 공식이 이어져 왔다. 전임자인 배태영 전무와 전용배 전 부사장 모두 삼성생명 출신이라는 배경 외에 서울대 경영학을 졸업했다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임자인 배태영 전 전무는 삼성생명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으로 있다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2014년부터는 삼성화재에서 경영지원팀장을 맡았다. 2017년까지 삼성화재의 경영전략실장을 맡았던 전용배 전 부사장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삼성전자 회장실,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을 거쳐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서강대를 졸업한 홍 부사장은 학연은 물론, 주요 경력 면에서 능력 위주 인사의 전형을 보여 줬다.

◇삼성생명 출신 홍원학 대표와 임기 만료일 같아

2021년 말 최 전 대표의 사임 후 홍원학 대표 체제에서도 홍성우 부사장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홍 부사장의 임기는 올해 2024년 3월까지로, 홍 대표와 임기 만료일이 같다.

최 전 대표 사임 당시 삼성화재의 임원직에서 대규모 사임이 발생한 바 있지만, 홍 부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당시 이두열 부사장, 손을식 전무, 이호현 전무, 박영교 전무, 김대진 상무, 남재욱 상무, 한종혁 상무 등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홍 대표의 경우 최 전 대표와 달리 삼성생명 출신이다. 2011년 인사팀장, 2018년에 특화영업본부장과 전략영업본부장을 거친 뒤 2020년에는 FC영업1본부장을 지냈다. 정통 화재맨인 최 전 대표와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홍 부사장의 연임 배경에는 삼성화재의 안정 추구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보험업의 경우 올해부터 도입이 시작된 IFRS17으로 인해 재무적 불확실성이 높다. 새 국제회계제도 도입으로 어떠한 상황 변동이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홍 부사장의 연임을 통해 보험영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삼성화재 컨퍼런스콜에서 홍 부사장은 안정 추구에 대한 계획을 강조했다. 홍 부사장은 올해의 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IFRS17이 도입되는 상황에서 보험영업은 안정적으로 효율을 관리하며 성장해나가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220억원) 대비 1%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 배당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14조9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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