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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승부수

네이버, 포쉬마크 매듭 풀고 '수익성' 증명 목표

웹툰, 북미 중심 수익화 본격화…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도 '주목'

김슬기 기자  2023-01-03 08:43:16
네이버는 2022년 금리인상기를 맞아 성장둔화 우려가 컸다. 지난해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Poshmark, Inc.)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막대한 현금성자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흐름도 악화했다. 올해에는 시장의 의구심을 풀어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023년 포쉬마크 인수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고 본격적으로 합병 후 통합(PMI)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필연적으로 낮아진 수익성을 서치플랫폼이나 핀테크 등에서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그간 외형 성장을 위해 적자 구조를 유지해왔던 콘텐츠 부문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그간 공들여온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포쉬마크 조기 인수로 불확실성 지운다

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안으로 포쉬마크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인수 발표 당시에는 올해 4월 4일에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계획보다 석달 가량 앞당기는 것이다.

포쉬마크는 네이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다. 지분 100%에 대한 인수가액은 16억달러이며 이 중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기업가치는 12억달러로 알려져있다. 지난 30일 원달러환율 기준으로 인수가액은 2조208억원, 순기업가치는 1조5156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율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는 인수가액이 3000억원 가량 낮아졌다.

네이버 창업 20여년 동안 한게임 합병, 서치솔루션 인수, 첫눈 인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 인수, 왓패드 인수 등 굵직한 M&A로 성장의 변곡점을 만들어왔다. 포쉬마크 인수 역시 네이버 커머스 부문을 단숨에 끌어올릴 승부수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막대한 현금성자산을 써야하기 때문에 유동성 우려가 컸다.


실제 네이버의 주가는 포쉬마크 인수 발표를 했던 지난해 10월 4일에만 전 거래일 대비 8.79% 하락, 17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연말 종가는 17만7500원으로 포쉬마크 인수 발표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2년초 주가는 37만6000원으로 1년간 53%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포쉬마크 인수를 앞당기면서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결 회계 편입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포쉬마크의 2021년 연 매출 규모는 4000억원선이다. 연 10%대의 성장을 가정하면 올해에는 연 5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확보된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2022년 연결 매출을 8조1844억원, 올해는 9조2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 PMI과정이 본격화되면 미국 상장 유지비용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판매비및관리비' 효율화 등을 통해 연 3000만달러의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네이버 측은 2024년에는 포쉬마크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포쉬마크와의 PMI 결과와 북미 지역 공략 속도 등에 따라 네이버의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성장성 큰 '콘텐츠·클라우드', 적자 줄이기에 중점

포쉬마크 인수가 현 시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은 결국 수익성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금리인상은 플랫폼 기업들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인다. 이 때문에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네이버 사업영역 중 커머스는 포쉬마크 인수로 수익성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

그간 캐시카우라고 할 수 있는 서치플랫폼과 커머스의 영업이익률은 30%대를 기록해왔다. 다만 커머스 수익성 둔화 때문에 올해에는 이익률 눈높이가 낮아질 여지가 크다. 결국 나머지 사업영역에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10%대까지 높아지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적자를 내왔던 콘텐츠 부문의 성장이 중요하다. 콘텐츠 내에는 웹툰, 웹소설, 뮤직, 스노우, 제페토 등의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 부문은 2017년 1000억원대의 매출에서 2021년 6900억원대까지 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202억원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 속도는 빨랐지만 지난해 누적 적자 규모는 2921억원이었다.

결국 올해에는 콘텐츠 사업의 적자 규모를 축소하고 핵심 계열사인 네이버웹툰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콘텐츠 내에서도 웹툰의 매출 비중은 67%이며 향후 미국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법인인 네이버웹툰만이 흑자를 내고 있고 일본이나 미국, 기타 지역에서는 아직 손익분기점(BEP)을 맞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북미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출시하면서 수익화 시동을 걸었다. 욘더는 유료 콘텐츠 모델로 왓패드에서 작품성이 검증된 로컬 창작물, 국내 인기 웹소설, 외부 소싱 작품까지 포함한다. 북미에서 해당 수익 구조가 잘 안착할수록 IPO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네이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클라우드 부문 역시 올해 기대해야 할 사업영역이다. 네이버클라우드 및 네이버랩스가 함께 발전시켜온 디지털 트윈 솔루션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에 적용된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수주 현실화가 될 경우 네이버의 성장 눈높이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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