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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모범생' 네이버, 지배구조(G) 등급만 떨어진 이유는

우수기업 인터뷰 대상에서 제외,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 선임 여파?

김슬기 기자  2022-11-29 10:56:08
네이버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종합 등급이 A+에서 A로 하향조정됐다. 지배구조(G) 등급이 낮아지면서 종합 등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올해 평가에서 글로벌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전반적으로 ESG 통합등급이 떨어졌다고 봤다. 네이버 역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인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리더십 교체가 이뤄졌다. 다만 기존 경영진이 물러난 가운데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의견이 갈린 바 있다. 해당 부분 역시 등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통합등급 'A+→A'로 하향조정

KCGS는 2022년도 네이버 ESG 통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하향했다. ESG 통합등급 변화가 있었던 부분은 바로 지배구조 부분이다. G 등급이 A+에서 A로 낮아지면서 전체 등급에 영향을 미쳤다. 환경(E)이나 사회(S) 등급은 전년도와 동일한 A 등급이다.



KCGS는 ESG등급을 S, A+, A, B+, B, C, D 등 총 7개로 평가하고 있다. 통합등급이 S인 곳은 아직 한 곳도 없었고 A+인 기업은 전년도 14곳에서 5곳으로 줄어들었다. G 등급 역시 전년도 8개의 기업이 A+를 받았다면 올해에는 5개의 기업만이 해당 등급을 받았다.

KCGS는 올해 전면적인 모형 개정으로 평가 난이도가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시체계 및 이니셔티브의 최신 동향 반영,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평가모형의 고도화, ESG 경영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또 실무진 중심의 ESG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사회 및 최고경영진 중심의 중장기적 ESG 개선을 중요하게 봤다.

이 가운데 G 등급 평가는 3월부터 시작, 여타 부분에 비해 빠르게 진행된다. E와 S는 6월이다. 기초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본평가 및 심화평가를 진행하고 ESG 평가 피드백을 받는다. 올해에는 네이버의 G 관리체계 및 위험 수준이 '매우 우수(A+)'한 수준이라기보다 '우수(A)'한 정도로 본 것이다.

KCGS 관계자는 "지배구조 등급을 평가할 때 우수기업의 경우 임원진이나 사외이사 등의 인터뷰 과정을 거쳐 고도화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A+ 등급을 부여한다"며 "인터뷰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A+를 받는 것은 아니고 인터뷰를 하고 나서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인터뷰 대상에는 네이버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개편, 지배구조 영향 미쳤나…채선주 대표 선임시 기관 일부 반대표 행사

KCGS는 지배구조를 평가할 때 이사회 리더십, 주주권 보호, 감사, 주주 및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올해 네이버의 이사회는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인해 한성숙 대표이사에서 최수연 대표로 교체됐고 사내이사 역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로 교체됐다.

올해 3월 열렸던 정기주총에서 최 대표 선임에 대한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했지만 채 대표에 대한 의견은 갈렸다. 총 42개 기관투자자 중 공무원연금공단과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 등 2개 기관은 반대표를 던졌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고 관련으로 ESG 관점에서 부적격 후보"라고 평했다.

또 하나운용은 "이번 주주총회의 가장 큰 목적이 경영쇄신을 위한 기존 경영진 교체이고 이에 이르기까지 주요인들 중 하나가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불미스러운 일이 컸다고 파악된다"며 "채선주 후보자는 CCO로써 그 누구보다 해당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책임을 지는데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내이사 선임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되므로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외부로 보여지는 네이버의 기업지배구조 등은 매년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사회 개편 등이 G 등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의 핵심지표 준수사항 15개 중 총 14개를 지키면서 준수율 93.3%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15개 중에 10개(66.7%), 2020년에는 13개(86.7%)를 준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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