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그간 해왔던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2020년초 발표된 주주환원정책은 3년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제시했지만 올 들어 현금배당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계열사 출자 등으로 인해 현금 소요가 많았다. 내년에도 당장 포쉬마크 인수대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조 단위의 현금을 지출할 계획이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도 현금배당 규모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2019~2021년 사업연도 주주환원 마무리, 3년간 3200억대 배당 집행지난달 네이버는 주당 914원의 분기배당을 진행했다. 배당금 총액은 1370억원이었다. 2021년 사업연도에 대한 현금배당이 주당 511원, 총 배당규모가 76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기 배당 규모가 컸다. 2020년 사업연도 배당은 주당 402원, 총 593억원을 썼다.
현재 네이버의 주주환원정책은 2020년 1월에 발표된 안을 기본으로 한다. 당시 공시를 보면 '2019년 사업연도를 포함한 향후 3년간의 주주환원정책'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2019~2021년 사업연도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올 3분기말까지 배당으로만 총 3273억원을 사용했다.
네이버는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주주환원재원으로 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금배당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5%를 유지하며 자사주 관련 부분은 현금 배당 지급 후 잔여재원을 한도로 한다.
하지만 올해 8월에는 정책을 변경,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동일한 규모의 중간배당으로 변경해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전략적 주식 교환이나 임직원 성과보상 등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2020~2021년 사업연도의 남은 재원 모두 분기 배당으로 집행하면서 중장기 환원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 조 단위 현금 유출 전망, 현금배당 규모 축소될까네이버는 내년 초에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새롭게 발표해야 한다. 현 흐름으로 봤을 때 자사주보다는 현금배당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 네이버의 현금 소요가 많은 탓에 배당성향 상향 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이미 배당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간극이 메우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계획과 동일하다면 2년 평균 FCF의 30%가 모두 배당으로 집행돼야 한다. 2021년 사업연도 FCF 5540억원, 2022년 3분기 누적 FCF는 마이너스(-) 113억원이다. 4분기 FCF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FCF의 30%는 800억원대로 추정된다. 별도 당기순이익 5% 기준으로 보면 600억원대다.
다만 올해 네이버의 현금소요가 컸기 때문에 내년 초에 배당성향을 높이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는 9734억원이었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을 보면 마이너스(-) 1조1012억원이었다. 재무활동현금흐름 역시 -70억원이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621억원이었다. 단기금융상품까지 하면 1조520억원이다.
네이버는 올해 종속기업 웹툰엔터(4025억원), 스노우(1500억원), 네이버J허브(NAVER J.Hub Corporation·1647억원)에 출자했고 관계기업인 위버스컴퍼니(2000억원), 코렐리아캐피탈의 유럽투자 펀드 K-Fund II(506억원), 미래에셋네이버아시아그로쓰 펀드(Mirae Asset - Naver Asia Growth Investment Pte. Ltd·305억원) 등에 썼다. 총 출자 규모만 1조1226억원이다.
내년 포쉬마크 인수로도 현금 지출이 발생할 계획이다. 포쉬마크 인수금은 총 16억달러(약 2조800억원)였고 보유 현금을 뺀 순기업가치는 12억달러(약 1조5600억원)다. 딜 종결일은 내년 4월이지만 연초로 앞당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결국 올해와 내년 모두 조 단위의 현금소요가 있어 주주환원정책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