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관계기업 덩치가 불어나면서 지분법 손익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영업이익을 당기순이익으로 지켜내기 위해 영업 성과 못지않게 투자 성과 관리가 중요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지분법 손실 2085억원(3분기 누적)을 인식했다. 앞선 3년 동안 지분법 이익을 올리다 손실로 돌아섰다. 과거 지분법 이익은 △2019년 184억원 △2020년 1156억원 △2021년 5447억원 수준이었다.
지분법 손실은 당기순이익을 차감하는 요소다.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으로 9682억원을 벌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작은 5414억원이다. 영업외 손익 단에서 금융이익으로 1954억원(이자수익 341억원 포함)이 발생했지만, 법인세비용 3531억원과 지분법 손실 2085억원 등으로 깎였다.
지분법 손익을 좌우하는 건 관계기업 A홀딩스(A Holdings, 옛 LINE)다. 지난해 3분기 말 관계기업 장부금액 총액(19조2185억원, 공동기업 포함) 중 84%(16조2051억원)를 차지한다.
네이버는 2021년 일본 종속기업이었던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 종속기업인 Z홀딩스(Z Holdings)의 경영통합 작업을 끝내고, A홀딩스 지분 50%를 취득해 관계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경영통합 이후 '네이버→A Holdings→Z Holdings→Z Intermediate Holdings→LINE corp(옛 LINE 사업부, 투자주식)'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지난해 지분법 손실도 대부분 A홀딩스에서 잡힌 것으로 추정된다. A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장부금액이 8500억원 줄었다. 네이버가 배당금으로 수령한 4910억원을 제외하면 지분법 평가 손실은 3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콘텐츠 제작사 위버스컴퍼니도 지분법 손실을 냈다. 네이버가 지분 44.55%를 보유한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3분기까지 장부금액이 115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840억원 안팎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해 취득금액(2000억원)만큼 장부금액이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년 전에는 이익에 기여했던 투자처가 지난해에는 발목을 잡기도 했다. 일본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운영 업체 소다(SODA)는 지난해 3분기까지 장부금액이 166억원 감소했다. 추가 출자나 배당 수령이 없었던 만큼 지분법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소다는 2020년 9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6.87%를 확보한 곳이다. 첫해에는 지분법 이익 193억원을 인식했다.
직접투자 손실은 펀드에서 일부 만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관계·공동기업으로 분류된 펀드의 장부금액은 158억원 증가했다. 장부금액(출자·배당금 수령 제외) 증가 폭이 두드러진 펀드는 △K-Fund II(515억원) △미래에셋네이버신성장투자조합1호(433억원) △CHINA VENTURES FUND II(358억원) △China Ventures Fund I(192억원) △K-Fund I(132억원) 등이다.
이미 원금을 모두 까먹은 투자처도 있다. 네이버는 관계기업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하면 손상을 인식한다. 결손이 누적되면 최후에는 지분법 인식을 중단한다.
지난해 지분법 평가에서 손상 인식액은 총 200억원(3분기 누적)이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생필품·신선식품 플랫폼 업체 해피프래시(ICART GROUP)와 국내 광고 영화·영상 제작사 커팅엣지에서 손상이 발생했다.
해피프래시는 2021년말까지 장부금액이 211억원(지분 10.89%)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제로(0)다. 2021년 네이버가 220억원을 투자한 곳이다. 커팅엣지는 지난해 1분기 지분 39.98%에 해당하는 장부금액 3억원을 인식했다가 지금은 모두 손상 처리했다.
이외에 투자금액이 전액 손상된 곳은 2개다. 지분 23.65%를 들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업체 액시즈와 지분 21.3%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업체(LaiQu Technology)다. 액시즈는 2018년 30억원을 투자한 곳이다. LaiQu Technology는 2017~2019년까지 17억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