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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유동성 점검

케이조선, 영업으로 현금확보 기조 세우기 분투

⑤재무활동 중심 현금창출에 차입부담↑… 올해 수주목표 달성 어렵지만 잔고는 풍부

강용규 기자  2022-12-13 08: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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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선박 발주의 슈퍼사이클을 통해 막대한 수주잔고를 쌓았다. 이 선박들의 건조가 시작될 시점이 왔다. 조선사는 자체 자금으로 배를 짓는 만큼 유동성이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조선사들이 잔고를 실적으로 전환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더벨이 점검한다.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은 올해 국내 중형조선사들(HJ중공업 조선부문, 대선조선,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보유 현금의 증가가 함께 나타나고 있어 향후 조업에 대한 지속성도 기대되고 있다.

다만 늘어난 수주를 실적으로 전환하는 국면에서 아직은 영업활동보다는 재무적 활동에 현금흐름을 의존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향후 이익 창출에 필요한 유동성을 영업으로 확보하는 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꾸준한 일감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케이조선은 2022년 1~3분기 개별기준 누적 매출 4717억원, 영업이익 119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93.1% 급증했고 영업손실 895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대로라면 2019년 99억원 이후 3년만의 연간 영업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에서 25%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은 보기 힘든 수치다. 단순히 조업의 효율성만으로는 도달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작년 높은 선가에 수주한 물량의 작업을 진행한 데다 고환율 효과가 겹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케이조선은 지난해 21척의 선박을 수주해 수주목표 20척을 초과 달성했다. 기존 잔고가 많지 않았던 만큼 비교적 빠르게 작년 수주물량의 건조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올해 호실적의 이유다.

건조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서 유동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케이조선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78.4% 증가했다. 이 기간 유동비율도 82.4%에서 117.2%로 높아졌다.

다만 케이조선의 현금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향후 조업에 대비할 수 있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도 나타난다.

케이조선은 올해 1~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95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역시 -104억원으로 현금의 유출이 나타났다. 이를 만회하고 현금의 순증가를 이끈 것은 1224억원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이다.

재무활동에 기댄 현금 창출은 케이조선에 차입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케이조선의 단기차입금은 157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1년 말보다 1407억원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계약자산이 1028억원에서 1998억원으로 970억원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조선이 순수하게 영업활동으로만 현금흐름을 창출해 차입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의 일감을 아직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케이조선은 지난해 산업은행의 품을 떠나 KHI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면서 2년 연속으로 선박 20척을 수주해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면서 조선소의 정상경영을 이어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는 선박 21척을 수주했으나 올해는 아직 14척 수주에 머물러 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현재도 수주를 논의 중인 계약건이 있기는 하나 올해는 현실적으로 20척 수주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주력 건조선종인 탱커(액체화물운반선)의 운임이 지속 상승하는 등 환경이 긍정적인 만큼 내년에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케이조선은 20척 수주 도전을 내년에 다시 추진할 만한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1월 말 기준 28척의 선박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4년까지의 작업물량이라고 케이조선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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