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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원가관리 점검

대우건설, 원재료·인건비 부담에도 원가율 '방어'

주택건축부문 부진에도 토목·플랜트부문 원가율 개선세

전기룡 기자  2022-11-21 16:22:21
대우건설이 원가율 방어에 성공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 거둔 성과다. 비용 부담에 직면한 국내 주택건축부문과 달리 채산성 높은 사업장을 확보한 토목·플랜트부문 위주로 원가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대우건설의 연결기준 원가율은 87.8%로 전년 동기(85.7%)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 증가분(9759억원)이 매출액 증가분(9644억원)을 상회하면서 원가율도 함께 뛰었다.

국내 건설현장에 만연한 비용 부담 때문이다. 레미콘 가격은 지난해 1㎥당 6만원대였지만 현재 8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철근 가격이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톤당 9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PHC파일이나 시멘트 등 주요 원재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8월 147.4로 전년 동기(135.1)보다 9.1%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원자재와 인건비를 포함한 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흔히 공공 건설공사비를 산정하거나 계약금액을 조정할 때 활용된다.

대우건설도 매출원가 중 '원재료의 사용' 항목으로 1조9663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3996억원) 대비 40.5% 늘어난 수준이다. '노무·외주·용역비' 항목도 같은 기간 3조2225억원에서 3조6077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주택건축부문 매출 비중이 64.5%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원가율 상승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매출원가 중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원재료의 사용이나 노무·외주·용역비 항목은 주로 국내에서 발생한 비용을 반영해 산출된다. 대우건설의 주택건축부문 사업장은 대다수 국내에 위치해 있다.

공사비도 발목을 잡는다. 계속된 원재료·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올해 초 500만원대에 형성돼 있던 3.3㎡ 공사비는 최근 800만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줄어든 마진폭은 대우건설의 주택건축부문 원가율이 수년 만에 90%대를 상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토목·플랜트부문의 원가율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97.7%에 육박하던 토목부문 원가율은 이번 3분기 96.7%로 소폭 나아졌다. 같은 기간 플랜트부문 원가율도 106.7%에서 103.8%로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플랜트부문 원가율이 100%를 상회하지만 우려도 적다. 과거 KDB산업은행 체제부터 해외현장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던 영향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이래로 매년 적게는 400만원부터 많게는 784억원까지 해외사업환산이익환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수주한 이라크 '신항만·침매터널·알포연결도로'나 나이지리아 'NLNG T7 PJ'의 채산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들 사업은 선수금 수령 후 공정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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