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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

한국콜마, '中 매출 타격' 연우 손상차손 반영하나

‘경영권 프리미엄’ 1059억 첫 계상, 북미 사업 시너지로 실적 회복 모색

김규희 기자  2022-11-17 14: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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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화장품 ODM 업체 한국콜마가 약 1000억원 규모의 영업권을 장부에 추가 계상했다. 지난 7월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올 연말 편입 3개월 만에 손상차손이 발생할 우려가 나온다. 중국 매출 감소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연우에 대한 영업권 1059억원을 계상했다. 지난 4월 화장품에서부터 용기까지 화장품 사업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 공략 등 시너지를 위해 연우 지분 55%를 2814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인수가가 2864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50억원 낮았다.

취득한 지분은 기중현 연우 대표와 배우자 김여옥 씨 몫으로 경영 프리미엄을 고려해 1주당 4만1266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인수금액 가운데 한국콜마의 장부상 영업권으로 계상된 수치는 1059억원이다. 인수금액의 37% 만큼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했다는 의미다.

<자료=분기보고서>

한국콜마는 인수 당시 연우의 순자산가치를 3190억원으로 봤다. 인수 지분 55% 순자산가치는 1755억원이다. 통상 40% 정도를 프리미엄으로 여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으로 취득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올 연말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우는 이번 3분기 사업보고서에 처음 한국콜마에 편입됐는데 3개월 만에 자금 회수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사업결합시 영업권은 상각되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손상검사를 실시한다. 영업을 통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경우 해당 금액만큼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야한다.

공교롭게도 연우는 올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한 5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마이너스(-) 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6억원에서 마이너스 44억원으로 감소했다.

중국 수요 부진 때문이다. 연우는 주요 고객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두 업체 모두 중국에서 매출 한파를 겪고 있는 만큼 연우 역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콜마는 연우와의 화장품 사업 밸류체인을 적극 활용해 현금창출능력을 다시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북미 등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연우가 북미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고객사를 활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연우의 3분기 실적은 국내외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된다”며 “연우가 이미 북미 시장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어 양사간 협력은 향후 한국콜마의 진출에 시너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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