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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자산 재배치...유형자산 확충에 전력 집중

[OEM·ODM]③코스맥스 과감한 CAPEX 집행, 한국콜마 의약품 영향 무형자산 부각

김소라 기자  2024-10-17 07:02:14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화장품 위탁생산업체들은 일제히 고정비가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적극적인 생산역량(CAPA) 확대에 따라 자산 상각 비용이 덩달아 불어난 영향이다. 세부적으로 상각 대상은 일부 차이를 보였지만 지난 10여 년간 동 비용이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은 동일했다.

이러한 흐름은 자산 구성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총 자산 가운데 비유동자산 비중이 대부분 높게 잡힌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가용 가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보다 장기적으로 수익 창출의 동력이 되는 비유동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직접 화장품 생산을 도맡는 OEM·ODM 업체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주요 화장품 OEM·ODM 업체들은 장기간 유형자산 확보에 주력해 왔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곳곳에 자체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생산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러한 발빠른 대응 전략은 국내 화장품 위탁생산업체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됐다. 전세계적인 화장품 시장 성장에 발 맞춰 적극적으로 자산을 재배치한 그림이다.


이같은 흐름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코스맥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스맥스는 여러 OEM·ODM 업체 중에서도 화장품 생산 설비 확충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 온 곳이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설비투자 명목 자금 지출액을 축소할 때도 대체로 CAPEX(자본적지출) 규모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등 CAPA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전체 자산 가운데 유형자산 비중은 35%로 나타났다.

그 결과 코스맥스 상각비 부담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연 10억원을 넘긴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직전 사업연도 연결 기준 83억원대까지 늘었다. 이는 당시 코스맥스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견지한 영향이기도 했다. 2017년 각각 미국과 태국에 위치한 화장품 제조사를 인수하며 연결 자산을 불렸다. 영업 비용 증가로 마진율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일부 영향은 있었지만 올 상반기 8%대를 회복하며 전체적으론 긍정적인 흐름이 감지된다.


대표 비교군인 '한국콜마'도 감가상각비가 급격히 증가해 왔다. 코스맥스와 마찬가지로 2018년을 기점으로 관련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배경은 상이하다. 한국콜마 감가상각비용이 늘어난 것은 무형자산 증가에 따른 변화가 주효했다. 화장품 생산 설비 등을 공격적으로 확충한 까닭에 상각비가 늘었던 코스맥스와 달리 한국콜마는 의약품 영업권 상각이 시작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2018년 'CJ헬스케어(HK이노엔)' 인수 등 굵직한 이슈가 작용했다.


실제 한국콜마는 회계상으로만 따졌을 때 의약품 비즈니스 성격을 강하게 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자산 중 무형자산 비중이 상당액 잡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42%다. 의약품 개발비, 영업권 등 무형의 가치를 지닌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동 기간 유형자산 구성 비율은 21%대에 그친다. 화장품 위탁생산 사업 외 의약품부문 역시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스닥 상장 법인인 '코스메카코리아'는 앞선 두 기업과 비교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투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유형자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최근 유동자산 비중은 비유동자산을 추월한 상황이다. 2018년 미국 소재 화장품 제조사 '잉글우드랩' 인수 후 비유동자산 비중이 꾸준히 높게 잡혔으나 근래 들어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나타난다. 현금을 내부에 축적하고 설비 투자 집행액은 축소했다.


다만 여전히 성장 기조를 유지 중이다. 신생 벤처 브랜드 활약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 호황에 힙입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코스메카코리아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4배 상승한 10.4%를 기록했다. 마진율로만 따졌을 때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CAPEX 집행 축소 기조를 유지하는 까닭에 감가상각비 증가도 억제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메카코리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용은 2018년 대비 감소한 24억원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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