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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활용법 분석

한국콜마홀딩스, 벤처기업 지분투자 ‘두 얼굴’

기존주주 콜옵션 부여로 투자진입 용이…기업가치 상승에 금융부채 부담

이민호 기자  2023-10-10 15:59:33

편집자주

옵션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다. 치열한 협상을 거쳐 일단 보유하면 콜옵션을 이용해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벤처(JV)에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풋옵션을 이용해 엑시트 통로를 마련하는 등 향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옵션가치 변동에 따라 금융부채가 증가하면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더벨이 각 기업의 옵션 활용 전략과 이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살펴본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유망 벤처기업 지분을 확보하는 데 콜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투자대상 기업의 기존주주에 콜옵션을 부여해 우호관계를 형성하면서 지분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대상 기업의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콜옵션 부여에 따른 금융부채도 늘어나고 있다.

◇유망 벤처기업 소수지분 투자 활발…미래 성장동력 물색

한국콜마홀딩스가 화장품·헬스케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 벤처기업의 지분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8년쯤부터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화장품 ODM) △콜마비엔에이치(건강기능식품) △HK이노엔(제약·HB&B) △연우(화장품 포장용기) 등 주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콜마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었다. 2018년 4월 HK이노엔 경영권을, 지난해 7월에는 연우 경영권을 잇따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 두 회사는 경영권 인수 형태로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한국콜마의 자금력을 동원했기 때문에 현재도 한국콜마의 자회사이자 한국콜마홀딩스의 손자회사로 편재돼있다.


반면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는 한국콜마홀딩스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사례로 최초 취득 기준 2018년 크레이버코퍼레이션(27억원·보통주+RCPS 합산)과 2020년 비모뉴먼트(20억원)이 있다.

2021년 컬쳐앤커머스(3억원), 레이어즈(15억원), 노바셀테크놀로지(10억원), 셀인셀즈(20억원), 지아이셀(50억원)에 투자했고 지난해 다인메디컬그룹(10억원). 럽맘(5억원), 올라운드닥터스(10억원), 모멘티(Momenti·25억원)에 투자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바이옴에이츠(5억원)와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11억원·보통주+RCPS 합산)에 투자했다.

이중 올해 상반기말 기준 다인메디컬그룹(지분율 10.71%)과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15.52%)를 제외하면 한국콜마홀딩스가 확보한 각 회사 지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 각 회사에 투자한 금액도 50억원 이하로 많지 않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401억원으로 풍부한 편은 아니다. 한정된 재원으로 다수 유망 벤처기업 지분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결과로 보인다.

◇기존주주 콜옵션 부여로 우호관계 형성…금융부채 부담 가중

일부 회사에 대해서는 한국콜마홀딩스 보유지분에 대해 기존주주 등에 콜옵션을 내준 점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한국콜마홀딩스가 보유한 화장품 제조업체 비모뉴먼트 주식 8만8532주(지분율 4.04) 중 일부인 8853주에 대해 비모뉴먼트 대표이사가 2020년 7월부터 3년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육아 플랫폼 운영업체 럽맘 보유지분 전부(20만주·9.09%) 또는 일부에 대해 럽맘 이해관계인들이 지난해 5월부터 5년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생체신호 측정 디바이스 개발업체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보유지분(보통주+RCPS 합산 75만3624주·15.52%)의 30%(22만6087주)에 대해서는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대표이사가 올해 3월부터 5년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내준 이유는 지분확보의 용이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영권 인수에서는 지분을 최대한 수성해야 하고 필요시 잔여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가져와 향후 지배력 확대도 도모해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소수지분 투자에서는 기존주주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주주에게 콜옵션을 쥐어주면 한국콜마홀딩스로서는 소수지분 투자진입이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각 옵션계약에서의 구체적인 행사가격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옵션 행사가격이 정해져있는 만큼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공정가치가 행사가격을 웃돌 경우 콜옵션 부여에 따른 파생금융부채가 발생한다. 콜옵션이 행사될 경우 공정가치보다 싸게 넘겨야 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공정가치가 행사가격을 크게 웃돌수록 부담해야 하는 파생금융부채도 더 커진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투자지분 콜옵션에서 발생한 합산 파생상품부채는 3억6340만원이다. 비모뉴먼트 관련 콜옵션에서 1억9807만원, 럽맘 관련 콜옵션에서 3577만원,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 관련 콜옵션에서 1억2956만원이 각각 발생했다.

합산 파생상품부채는 2021년말 3073만원, 지난해말 2억3384만원 등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콜옵션 부여에 따른 파생상품부채가 한국콜마홀딩스 부채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부채총계는 138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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