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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의 오픈이노베이션 기지 '한국콜마홀딩스'

지분투자는 콜마홀딩스, 파트너십은 HK이노엔…'셀인셀즈' 사례 전형적 분업

최은진 기자  2023-08-23 07:08:59
한국콜마그룹의 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기지는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가 맡고 있다. HK이노엔이라는 주력 계열사가 있지만 연구개발(R&D)을 위한 기술도입을 주로 담당할 뿐 투자는 지주사가 대부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인셀즈의 사례가 전형적이다. 투자는 지주사가 했지만 파트너십은 HK이노엔이 맡았다.

◇지주사 올해 바이오 투자 11억, 총규모 230억…일부는 HK이노엔과 협업

한국콜마홀딩스가 공시한 2023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투자한 건은 총 9건으로 장부가는 230억원이다. 올 들어 바이옴에이츠라는 마이크로바이옴 스타트업에 5억원을,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라는 생체신호 측정 디바이스 개발 업체에 보통주와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에 총 11억원을 신규투자했다.


관련 업종에 투자를 시작한 건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집중적으로 계획을 세우로 본격 투자를 시작한 건 대략 2021년부터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당시부터 셀인셀즈·지아이셀·올라운드닥터스·다인메디컬그룹 등 협업이 예상되거나 사업외연 확대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했다.

예를들어 셀인셀즈의 경우엔 2021년 첫 투자가 이뤄졌고 이듬해 11월 계열사인 HK이노엔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의 첫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을 맺었다. 셀인셀즈가 한국콜마홀딩스 자금을 유치해 연구한 CGT 결과물을 HK이노엔의 공장을 통해 생산에 나서는 셈이다.

실질적인 업무 연관은 HK이노엔이 있지만 투자는 한국콜마홀딩스가 했다는 데 주목된다. 투자 전진기지는 HK이노엔이 아닌 지주사가 도맡고 있는 셈이다.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라는 헬스케어 기업의 투자는 양사가 함께 했다. HK이노엔이 2019년에 10억원을, 한국콜마홀딩스는 올 초 11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HK이노엔은 투자보다는 '기술도입' 초점, 시너지 초점 양사 '전략적 협업'

HK이노엔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투자한 건이 총 7건, 장부금액은 99억원으로 집계됐다. 건강기능식품 사업과 사모펀드, 의약품 도매업 투자건을 제외하면 55억원에 불과하다.

직접적인 투자가 필요한 건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가 담당하지만 실질적인 기술도입은 HK이노엔이 맡는 형태다. HK이노엔이 기술도입 한 건은 최근 5년간 총 9건이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직접 기술도입한 건은 2020년 두건이 전부지만 이 역시 개발 주체는 HK이노엔이었다. 그 중 고바이오랩과 맺은 도입은 최근 해지했다.

한국콜마홀딩스나 HK이노엔은 사실 '오픈이노베이션'에 그다지 적극적인 하우스는 아니었다. HK이노엔은 자체 개발 신약인 'P-CAB'에 사활을 걸고 한편으로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 및 헬스제품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치는 데 따라 자금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콜마홀딩스 역시 HK이노엔을 인수하며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잡았다. 그 이전까지는 위탁생산(CMO) 외 그다지 뚜렷한 전략이 없었던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삼을 만한 투자가 없었다.

현재 한국콜마그룹의 바이오 사업 큰 그림은 한국콜마홀딩스와 HK이노엔이 함께 그리는 형태다. 각사의 필요에 따라 투자 및 기술도입건은 개별적으로 진행하지만 시너지를 낼 만한 협업 건은 함께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지주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투자 및 협업은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셀인셀즈와 같이 투자는 지주사가 하고 사업적 제휴는 당사와 하듯 각각의 역할과 역량을 활용하며 시너지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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