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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달러 파장 - 정유업

에쓰오일, 강달러에도 샤힌 프로젝트 'Go Go'

③2024년부터 CAPEX 발생 감안, '재고증가·FCF'는 예의주시

박동우 기자  2022-10-04 16:05:27
에쓰오일이 사활을 건 투자 건은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연간 생산 물량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을 12%에서 2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와 맞물렸다. 안정적인 회사 수익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나,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한다. 2024년부터 자본적 지출(CAPEX)이 발생하는 만큼 최근 원·달러 고환율이 투자 계획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원유 재고 증가가 잉여현금흐름(FCF) 등 현금 창출력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단계 투자는 2018년에 마쳤다. 잔사유를 투입해 휘발유, 프로필렌,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RUC)을 준공했다. 프로필렌을 원료로 활용해 폴리프로필렌, 산화프로필렌 등의 소재를 양산하는 올레핀 하류 시설(ODC)도 조성했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2단계 프로젝트의 추진 여부다.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토대로 에틸렌을 만들어내는 설비인 스팀크래커(SC)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올레핀 하류 시설도 추가로 건립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와 제휴해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신기술인 'TC2C'까지 도입한다.

2026년을 완공 시한으로 설정한 만큼, 에쓰오일 이사회는 올 연말까지 2단계 프로젝트를 둘러싼 최종 투자 승인(FID)을 내릴 예정이다. 그 전에 투자 금액과 자금 집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에쓰오일이 제시한 샤힌 프로젝트 2단계 투자액 전망치는 약 7조원이다. 올해 7월 컨퍼런스콜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방주완 부사장은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본격적인 자본적 지출(CAPEX)은 2024년 이후에 집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금 집행은 2년 뒤에 본격화되는 만큼 당장 투자 계획 금액을 대폭 늘리기보다는 기존에 대외적으로 공표한 입장을 견지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앞으로 자재를 확보하는 부담이 덩달아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기본 설계를 거치면서 비용 소요를 줄일 자구책을 마련했다. 울산 공장 부지에 스팀크래커를 신설하되, 기존에 운영하던 원료 저장고와 전력 공급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가 회사의 성장 비전을 실현키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인내를 갖고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달러 강세 국면이 앞으로 투자 여력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동안 현금성자산에 대한 환율 변동 효과는 11억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만큼 외화로 표시된 자산의 평가가치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6월 말 현금성자산 1조3270억원과 견줘보면 0.1%에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설비 투자액과 배당 지급분 등을 제외한 금액인 잉여현금흐름(FCF)은 올해 6월 말 마이너스(-) 875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 말 7530억원과 비교하면 음전환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NCF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대목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상반기 말 기준 에쓰오일의 재고자산은 5조6766억원으로, 2021년 말(3조5453억원) 대비 60.1% 늘었다.

국제유가 상승세를 감안해 평년 수준보다 많이 원유 재고를 축적했고, 가격 급등에 따라 재고 평가가치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투자 여력을 관리하는 관점에서 환율보다는 유가 동향과 원유 재고 상황을 더욱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사내 태스크포스(TF)에서 투자금 소요 예상 내역을 산정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으나, 모든 변수를 감안해 최적의 비용을 산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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