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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시멘트, 잦은 CFO 교체 '왜'

3년새 CFO 5번 교체...재무 관리 권한 CFO 아닌 기존 최고경영진이 가지고 있어

이호준 기자  2022-06-09 17:35:30
삼표시멘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3년새 5번 바뀌었다. 특히 가장 최근 있었던 교체는 전임 CFO가 불과 4개월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이뤄졌다.

다른 시멘트 기업들과 견줘 이례적인 일이다. CFO는 업무 적응과 재무 전략의 연속성 때문에 일정 기간 자리를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령 순환보직제를 운영 중인 한일시멘트의 경우에도 CFO 교체 주기가 2년이다. 삼표시멘트에서는 왜 이렇게 빨리 CFO가 교체되는 걸까.

시멘트 업계 안팎에서는 삼표시멘트의 재무 전략을 CFO가 아닌 최고경영진이 짜고 있어 재무수장 직에 오른 인사들의 롱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최고경영진이 재무에 밝다는 건 널리 알려진 얘기다. 현재 삼표시멘트 대표이사인 이종석 부사장은 전신인 동양시멘트에서 재무 담당을 역임했다. 지주사 격인 ㈜삼표 경영지원실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옥진 삼표시멘트 사장 역시 KPMG뉴욕본부에서 회계사·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애큐온캐피탈 대표이사까지 올랐던 재무 전문가다.

이 때문에 삼표시멘트의 재무 영역에도 이들의 손길이 닿고 있다는 평이다. 그동안 전임 CFO들의 업무가 이 같은 분위기 아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삼표시멘트 출신의 한 CFO는 "막상 맡아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는 구조였다"라고 했다. 그는 "재무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CFO들의 능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했다.

현재도 삼표시멘트의 CFO는 배동환 전무이지만 정작 자금조달이나 재무 전략 등은 이종석 대표이사와 김옥진 사장이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전무는 박용진 전 CFO가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공석이 된 삼표시멘트의 재무라인 헤드 역할을 담당하게 된 인물이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삼표시멘트는 임원진들이 재무에 밝기도 하고 재무부서 실무진들이 수 년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CFO가 교체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삼표시멘트 CFO가 가진 권한이 애초에 너무 적다는 지적과도 맞물린다. 삼표시멘트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6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에선 차입 및 자금 대여 등 중요 자금 거래 사안이 다뤄진다.

하지만 여기에 삼표시멘트 재무총괄 임원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삼표그룹 재무총괄이었던 이재헌 전무가 사내이사로 활약했지만 이후부터는 오너 일가와 생산담당 임원들만 사내이사로 올라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밖에서 볼 때 삼표시멘트 재무라인의 중심은 실무진과 기존 최고경영진"이라며 "때문에 CFO가 빈번하게 교체되더라도 업무 공백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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