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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삼표시멘트, 영업익 '고공행진'…2026년 '대규모 투자' 단행

배동환 대표 "2026년 친환경 투자로 1000억원 집행할 것"

박완준 기자  2024-11-22 13:24:3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삼표시멘트는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처음 돌파하는 등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값 인상 효과로 수익성을 강화한 영향이다. 이에 삼표시멘트는 2026년을 대규모 투자의 원년으로 삼고 현금성자산을 쌓는 등 재무 체력을 기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대규모 투자의 키워드를 '친환경'으로 낙점했다. 꾸준히 문제로 제기된 대기질 개선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제 구축을 위해 친환경 시멘트 개발과 소성로 폐열발전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이어온 데 이어 본격적인 친환경 전환 행보를 걷기 위해서다.

◇창사 첫 '영업익 1000억' 눈앞…원가 절감 '성공적'

삼표시멘트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750억원, 영업이익 831억원을 기록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847억원에 근접한 실적을 거뒀다. 시멘트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표시멘트의 매출 원가율은 2022년 82.5%에서 지난해 81.5%로 낮아졌고, 올 3분기 말 기준 77.2%로 개선됐다. 특히 유연탄을 순환자원으로 대체하면서 원가 절감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삼표시멘트의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은 2020년 20%에서 지난해 35%로 상승한 바 있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9월 시멘트 판매단가를 올린 것이 주효했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t) 당 7만8800원이었으나 2022년 10만5000원으로 올랐고, 지난해는 11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반면 시멘트 원가에서 30%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의 가격은 올 9월 86.8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p 하락했다.

수익성이 강화되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표시멘트의 NCF는 올 1분기 146억원에서 2분기 370억원, 3분기 83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미 전년도 전체 NC 1201억원을 뛰어넘었다. NCF는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급격한 증가는 영업활동으로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잉여현금흐름(FCF)도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올 3분기 삼표시멘트의 FCF는 473억원으로 집계됐다. 친환경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자본적지출(CAPEX)을 전 분기보다 97억원 늘어난 259억원을 집행했지만, NCF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FCF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증권가는 삼표시멘트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104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제시된 영업이익 컨센서스 990억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표시멘트는 최신 대형 설비(소성로)를 보유해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 대규모 투자 예고…현금 확보에 '총력'

"탄소중립 로드맵에 발맞춰 2026년 약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저질소산화물(NOx) 예열기 개조와 NOx 연소기 교체에 투입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순환자원 사용량을 5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는 향후 투자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직접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 2028년까지 CAPEX로 1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청사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시멘트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친환경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삼표시멘트는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 체력을 기르고 있다. 차입금을 상환하며 부채를 줄이면서 현금성자산도 쌓는 등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말 기준 삼표시멘트의 총차입금은 5554억원으로, 전년 동기(6461억원)보다 907억원 줄었다. 유동성장기부채를 744억원 상환한 부분이 차입금 규모 축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줄어든 차입금에 삼표시멘트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8144억원에서 올 3분기 72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5171억원에서 올 3분기 말 4716억으로 줄아들며 차입금의존도 38%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8.5%p 하락한 97.9%로 집계됐다.

현금 곳간도 꾸준히 채우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말 331억원에서 올 3분기 말 837억원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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