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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성과평가

서호성 행장, 외형성장으로 케이뱅크 숨 불어넣었다

고객수·여수신 등 계량지표 '우수', 디지털 혁신성 '호평'…인사관리 아쉬움 지적

김현정 기자  2022-06-13 16:16:30
지난해 케이뱅크는 괄목할 만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작년 초 처음으로 케이뱅크 지휘봉을 잡은 서호성 행장(사진)이 CEO 성과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업비트 제휴로 스쳐지나갈 수 있는 고객들을 케이뱅크 안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여러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쳐 폭발적인 고객 수 증대를 이뤄냈다. 이를 기반으로 여·수신 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제휴사와의 비즈니스를 확대해 수익 다각화에도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을 받는다.

케이뱅크는 CEO 성과 측정에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를 활용한다. 이중 계량지표는 고객 지표와 총량지표로 나뉜다. 고객 지표는 총 누적 고객 수, 총량 지표는 총 수신과 총 여신 잔액, 세전이익으로 이뤄져 있다. 비계량지표로는 케이뱅크의 미래 수익창출 기반 마련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 혁신성, 윤리경영 평가 등을 설정해 활용한다.

지난해 케이뱅크 실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형성장이다. 서 행장의 성과 측정 시 계량지표와 총량지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음을 예상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작년 말 기준 고객 수가 717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219만명에서 일 년 사이 3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신 잔액은 2020년 말 3조 75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1조32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뛰었다. 2017년 4월 케이뱅크 출범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을 했다.

중저신용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크게 늘리는 한편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하면서 고객 기반을 크게 확대했다.

총량지표 가운데 세전이익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케이뱅크의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손익은 244억3500만원으로 4년간 적자를 낸 데서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2020년 순손실 규모는 1053억7400만원이었다.

지난해 케이뱅크 연간 순이자이익이 1980억원으로 2020년 464억원 대비 327% 급증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제휴 활성화 등에 힘입어 2020년 102억원 손실에서 지난해엔 1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7월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본이 뒷받침되면서 영업 확대 기반이 마련됐고 그에 따라 공격적으로 자산을 증대한 덕분이다. 업비트와의 제휴 덕분에 고객 수가 크게 증가해 여수신 영업 확대로 이어지는 한편 수수료이익에도 큰 보탬이 됐다. 2금융권 연계 대출 등의 서비스가 자리를 잡은 영향도 반영됐다.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사는 물론 제휴사 폭을 더욱 넓혀 수수료 비즈니스 활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올해 역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론칭 등을 준비 중이다. 주주사인 NH투자증권과의 증권 연계 계좌 서비스 외에 2~3곳 이상의 증권 계좌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수익성 지표도 크게 향상됐다. 작년 말 기준 케이뱅크 총자산순이익율(ROA)은 0.18%로 전년 말 기준 (-)3.82%에서 4%p 증가했다. 2020년엔 적자였던 만큼 ROA 역시 마이너스였다. 2021년 말 기준 자기자본순이익율(ROE)은 2.05% 일 년 전인 (-)31.15%와 비교해 33.2%p 증가했다.

비계량지표에서도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 행장은 미래 수익창출 기반 마련을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중점 추진과제를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업비트 제휴로 확보한 고객들을 케이뱅크 고객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여러 상품을 출시하며 크로스마케팅을 추진했다. 여러 제휴사와 함께 수익 모델링을 다변화하기도 했다.

‘혁신성’ 항목에서도 높은 평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이 IT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디지털금융플랫폼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지난해 IT센터 이전을 준비해 올 초 이를 실행했다. IT 센터를 서울 상암에서 목동으로 옮기면서 계정계를 2배 증설하고 가상화 서버도 60% 가까이 늘려 고객 수용 용량을 대폭 키웠다. 장비 배치 효율성도 높여 향후 데이터 처리 용량이 급증할 경우를 대비한 인프라 확대 여력도 확보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특화 신용평가모형(CSS)을 구축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했다. 지난해부터 이를 위해 기획·IT 등 다양한 인력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상품을 개발해왔다.

다만 ‘윤리경영’ 지표에서는 ‘옥에 티’가 감지된다. 서 행장이 현대카드 시절 함께 했던 임원을 케이뱅크로 영입했는데 과거 성희롱 논란을 빚었던 인물임이 밝혀지면서 케이뱅크 내부적으로 얘기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행장이 직접 영입한 임원이었던 만큼 레퍼런스 체크조차 엄격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돌았다. 행장은 기본적으로 그 은행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관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이 요구되곤 한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외형성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만큼 서 행장 성과 측정 시 높은 점수가 부여됐을 것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 누적 고객 수, 총 수신과 총 여신 잔액, 세전이익 등 모두 외형성장과 관련 있는 지표들이기도 하다.

다만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등 타행들이 CEO 성과 측정에 활용하는 지표들이 부재해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여러 경영지표들이 함께 설계돼야 균형 갖춘 은행으로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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