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안살림을 책임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삼성전자 출신 김성진 부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김 부사장은 직전까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지원팀장으로 있다 이번에 삼성전기 CFO라는 새 임무를 부여받았다.
◇장덕현 CEO-김성진 CFO 체제 구축
김 부사장은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처음 등장했다. 승진 인사는 아니라 작년 연말 삼성 정기임원인사에서 발표되지 않았다가 컨콜을 통해 CFO 교체 사실을 알렸다. 2년 간 삼성전기의 곳간지기로 활약했던 강봉용 부사장 후임이다.
이로써 삼성전기의 최고경영자(CEO)와 CFO가 모두 바뀌었다. 앞서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장덕현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삼성전기가 역대 이사회 구성에 CFO를 꼭 포함시켰단 점을 감안하면 김 부사장은 장 사장과 함께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사내이사로 추천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1990년 삼성전자 입사 후 경영지원그룹과 비서실 재무기획 담당과장, 국제회계그룹 담당차장 등을 지내며 재무 역량을 키웠다. 2004년부터 삼성의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에서 5년 동안 근무한 핵심 인재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2년간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감사팀에서 회계·감사 업무를 수행했다.
2017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지원팀에서 지원팀장을 역임한 뒤 2020년 1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 이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은 김 부사장이 재무와 회계는 물론 실무 경영을 두루 경험한 점을 높게 평가해 CFO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투자 확대-보수적 재무전략 사이 균형 '과제'
신임 김 부사장은 삼성전기의 투자 확대 기조와 보수적 재무성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삼성전기는 2019년 한때 순차입금이 1조5000억원에 육박했으나 몇 년 간 차입금을 상환하고 투자활동을 제한하는 노력 끝에 작년 3분기 처음으로 순현금 기조로 전환했다.
작년 4분기(연결회계기준)에는 순현금을 1928억원이나 쌓았다. 부채비율도 2019년 78%에서 작년 말 45%로 감소하는 등 우량한 재무상태를 유지 중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자본적 지출(CAPEX, 설비투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주력제품인 반도체 패키지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캐파(CAPA, 생산능력)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지출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베트남 FC-BGA 생산라인 증설에 1조원 투자는 이미 결정됐다.
삼성전기 측은 "5세대이동통신(5G),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유망 분야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왔고 올해도 그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베트남 공장 투자로 전년 대비 투자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부가가치, 고성장 사업 위주로 투자 집행하면서 캐시플로 건전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C-BGA 증설 효과로 캐시플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2023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기 때문에 2024년이 돼서야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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