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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생태계 리뷰

한전기술 '완연한 회복', 중장기 성장 플랜도 '밝음'

①[설계·시공]ROE 7%대 껑충, 신한울 건설 재개 영향..."체코 수주분 장기 반영 예정"

김소라 기자  2025-01-20 15:41:50

편집자주

국내 원자력발전소(원전) 산업은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해 왔다. 정부의 지원 아래 원전 가동률 상승, 신규 원전 건설 재개 등 주요한 정책적 변화들이 이뤄졌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전기차 등 신산업 발전 속도와 맞물려 전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25년에도 역대 최대 예산을 투입한 수출 지원 정책에 원전을 포함시키는 등 육성 기조를 견지 중이다. 서치&리서치(SR) 본부는 원전 건설 및 유지 관리 작업을 중심으로 산업 내 밸류체인 별 주요 기업 재무 현황과 지배구조 형태를 짚고 핵심 변화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국내 대표 원전 설계 업체 '한전기술'에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원전 산업 강화 기조 속 가시적인 수익성 회복, 신규 원전 분야로의 보폭 확장 등 유의미한 변화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금을 신속히 축적하며 재정 체력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먹거리를 확보한 점이 특히 긍정적이다. 원전 건설에 필요한 1~2차 계통 설계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긴 호흡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보통 원전 하나를 준공하는데 약 20년이 소요되는데 그중 설계 작업에만 절반 이상의 기간이 투입된다. 비교적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한전기술(한국전력기술)은 영업 성장성 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관측된다. 매출과 순익이 일제히 뛰어오르며 또렷한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원전 정책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한 전기 정부 당시와 비교해 상반된 흐름이다. 신규 수주 확보 작업이 부진해 장기간 침체됐던 영업 분위기가 최근 몇 년간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이는 현 정부의 원전 정책 강화 기조와 밀접한 관련성을 띈다. 큰 줄기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이 원자력으로 전환되며 관련한 정부 지원안도 잇따랐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한 원전 적극 활용,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장려 정책들이다. 이에 따라 원전 설계, 시공, 기자재 납품, 정비 등 밸류체인 내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본격 조성됐다.

공기업인 한전기술 입장에선 더욱 유리했다. 정부의 원전 산업 육성 기조에 발맞춰 영업에 더욱 고삐를 죌 수 있었던 덕이다. 한전기술은 지분 구조 상 대한민국 정부의 공고한 지배체제 하에 있다. 정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전력 매매 공기업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한전기술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전기술에 대한 지배 지분은 이달 기준 53%대다.

성장 추이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수익성 반등 흐름으로 돌아선 후 동일한 궤적을 유지 중이다. 신규 원전 수주분 반영에 따라 매출이 증가했고 이익도 함께 불었다. 2021년과 2023년 온기 실적을 단순 비교하면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 180% 증가했다. 직전 5년 간의 영업 성과가 일정 수준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였던 것과 사뭇 다른 패턴이다.


국내 원전 건설이 재개된 영향이 컸다. 신한울 3~4호기 종합 설계 용역분이 최근 한전기술 영업 성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초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설계 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다. UAE 1~4호기 모두 이달 기준 상업 운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장기 엔지니어링 형태의 후속 관리는 진행되지만 매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2022년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설계 용역이 최근 수익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현금 수취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해당 설계 작업이 마무리되는 2030년 이후 기간까지 매년 안분된 매출이 꾸준히 반영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원전 수출 작업이 순항하는 점도 전망을 더욱 밝히고 있다. 한전기술을 비롯한 특수관계법인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등 공기업과 주요 민간 기업들은 지난해 7월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정부에서 산정한 동 원전 건설 투입 규모는 약 24조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 한국형 원전 APR1400를 놓고 지식재산권 분쟁이 이어졌지만 최근 종결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체코 수주는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지식재산권 분쟁이 원활히 봉합되면서 본계약 진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오는 2036년까지 약 11년 간 설계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 일정으로 우선 계약이 체결되면 해당 회계 연도부터 매출은 인식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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