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지난해 비재무 출신을 앉혔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시 전략과 재무에 밝은 윤형식 부사장을 CFO로 선임했다. 윤 CFO는 지난 2년간 삼성물산 EPC 경쟁력 강화 TF에 소속돼 있었다. 삼성E&A에 복귀하면서 승진과 더불어 주요 요직에 올랐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E&A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 및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남궁홍 사장의 삼성E&A 대표이사 연임이 결정된 가운데 이뤄진 보직 인사에서 윤형식 부사장은 CFO를 겸하는 경영지원실장으로 임명됐다. 통상 삼성E&A CFO가 사내이사에도 오르는 점을 고려하면 윤 부사장도 정식 절차를 밟아 이사회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1972년 4월생인 윤 CFO는 인하대 금속공학을 졸업했다. 1997년 삼성E&A에 입사해 경영기획팀 담당 부장과 경영기획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22년 말부터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에서 근무했다. 삼성물산과 삼성E&A, 삼성중공업 등 수주 중심 계열사들의 미래전략실 역할을 수행한 곳이다.
윤 CFO는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에서 근무하다 2025년도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년 만에 삼성E&A 다시 복귀했다. 복귀와 동시에 삼성E&A CFO에 선임되면서 EPC경쟁력강화TF 출신들이 다시 한번 중용되는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삼성E&A는 약 1년 만에 다시 재무통 CFO를 맞았다. 윤 CFO 전임자인 김대원 부사장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비재무 출신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삼성E&A는 사명에서 '엔지니어링'을 떼어내면서 환경과 에너지 등 사업 전환을 위해 현장 경험을 갖춘 김 부사장을 CFO로 선임했다.
다만 1년 만에 전략과 재무 등에 이해도가 높은 윤 CFO를 선임하면서 삼성E&A는 기존 기조를 회복한 모양새다. 이와 관련 삼성E&A는 김강준 부사장과 정주성 부사장 등 역대 CFO들은 대부분 재무 전문가였다. 이들은 삼성E&A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에너지 전환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부사장이 CFO로 재직했던 삼성E&A는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을 121.6%까지 개선한 데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 7조4000억원을 기록한 만큼 연간으로는 3년 연속 10조원대 외형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고려하면 윤 CFO는 안정된 재무구조를 기반 아래 수익성 개선과 현금흐름 관리 등의 과제를 안고 갈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등에 힘을 싣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전임자인 김 부사장은 삼성E&A E&I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I사업본부는 2023년 12월 조직개편에서 사업환경사업부가 명칭을 바꾼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