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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쪼그라든 현금…역대 최대로 치솟은 차입금

단기차입 중심 첫 1000억대, 이자부담 확대…현금자산 40억 불과

차지현 기자  2024-03-15 15:31:23
삼진제약의 차입금이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가 됐다. 눈에 띄는 건 단기차입금 규모다. 전체 차입금의 64% 비중으로 압도적이다.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자비용까지 늘고 있다.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현금이 축소된 여파로 차입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약을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자금 출혈이 예상된다.

◇차입금 1000억 돌파, 단기차입 비중 64%…이자부담도 확대

삼진제약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말 868억원에서 대폭 늘었다. 설립 후 총 차입금이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단기차입 중심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만 755억원으로 전체의 64% 비중이다. 전년도 36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이자부담이 늘어난 건 당연한 일이다. 작년 이자비용은 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8억원 대비 약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신한·농협·산업·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 은행 5곳에서 단기차입을 했고 연이자율은 5%대다.

◇수익성 축소에 쪼그라든 곳간, 현금자산 40억

넉넉하지 않은 현금사정이 차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41억원에 불과하다. 줄곧 몇백억원의 유휴자금이 있었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쪼라들었다.

매년 수익성이 악화하는 반면 R&D 및 인프라 투자는 지속해서 늘어난 게 원인이다. 지난 3년 간 외형은 계속해서 커졌으나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 줄어든 2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꾸준하게 증가했다. 연간 매출의 12% 정도를 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송공장 신축과 마곡 연구센터 준공 등에도 대규모 비용을 집행했다. 각각 700억원과 4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다.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지가 관건이다. 다만 신규 투자시설의 감가상각비로 인해 매출원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작년 제조원가에 반영된 감가상각비는 153억원으로 전년보다 78%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 300억원대 회사가 총 1000억원이 넘는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했으니 예견된 수순이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삼진제약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펫케어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동시에 신약 사업으로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판매관리비 증가는 감내해야 할 몫이다. 신약 R&D 역시 단기간에 실적 반향을 기대할 수는 없는 사업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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