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창업주 조의환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았다. 2022년 하나제약 및 하나제약 오너일가가 최대주주에 올라선지 2년 만이다.
하지만 지분율 차이는 단 0.29%. 3년 전부터 시작된 불편한 동거는 끝나지 않는다.
◇하나제약 차녀 조예림 지분 1.13% 장내매도로 최대주주 변경 삼진제약은 22일 최대주주가 하나제약 외 3인에서 조의환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유는 하나제약 특수관계자인 조예림 하나제약 글로벌 사업이사의 장내매도다. 조 이사는 하나제약 창업주 조경일 명예회장의 차녀로 글로벌 사업을 맡고 있다.
조 이사는 7월 3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총 37차례 주식을 매도했다. 이 기간 삼진제약 주가는 1만7000~1만9000원 수준으로 큰 변동은 없다. 조 씨는 이번 주식 처분을 통해 삼진제약 지분 1.04%만을 남겨뒀다.
단 1% 수준의 지분 처분이지만 효과는 컸다. 이번 매도로 조의환 회장 일가가 다시 삼진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물론 지분 변동은 없었다. 조의환 회장이 2021년 아들 조규석 사장과 조규현 부사장에게 25만주씩을 증여한 이후 이들의 지분율은 3년째 그대로다.
◇‘단순투자’ 목적 고수, 추가 지분 매입 여부 관심 2021년 하나제약 오너일가가 삼진제약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두 기업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하나제약 오너일가는 이후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다
하나제약 조경일 명예회장의 장녀 조혜림 전 자금관리 이사는 2022년 하나제약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삼진제약 주식 44만3779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지분율은 3.19%다.
해당 매입으로 삼진제약 창업주 조의환 회장 일가와 하나제약 오너일가의 지분율 격차가 대폭 줄었다. 결국 같은 해 10월 삼진제약 최대주주는 ‘조의환 외 3인’에서 ‘하나제약 외 3인’으로 변경됐다.
하나제약은 2021년부터 줄곧 삼진제약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삼진제약이 꾸준히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수익이 주된 투자배경이라고 설명한 바도 있다.
하지만 조 전 이사가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으며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자 하나제약의 다른 속내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주주총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경영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단순투자’ 목적 지분 매입을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2023년 조동훈 부사장의 지분 매입 이후 투자 행보가 없었고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지분 매도가 진행되면서 더 이상의 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의환 회장 일가와 하나제약 오너일가 사이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불편한 동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앞선 더벨과의 통화에서 “오너일가의 개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딱히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하나제약이 주총에 참석할 일이 생긴다면 검토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