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득수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경영지원실장은 그룹에서 재무와 인수·합병(M&A) 분야를 두루 거친 임원이다. 2022년 CJ ENM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뒤 스튜디오·제작사를 인수하면서 늘어난 차입금 상환에 주력했다.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이 어려운 시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황 실장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유임했다. 2022년 10월부터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경영지원실장 자리를 지켰다. CJ ENM 커머스 부문 경영지원실장이었던 박성배 경영리더는 종합 소매업을 영위하는 종속기업 브랜드웍스코리아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커머스 부문 CFO 역할은 임원이 아닌 서진욱 경영 관리 담당이 수행한다.
황 실장은 CJ ENM이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을 인수한 해 CFO를 맡았다. CJ ENM은 2022년 1월 피프스 시즌 지분 80%를 9337억원에 인수했다. 황 실장은 그해 11월부터 CJ ENM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마다 메인 스피커로 IR을 주관한다.
CJ ENM에 합류하기 전에는 지주사에서 M&A와 계열사 사업 관리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황 실장은 2018년 CJ M&A 담당 시절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2020년부터는 CJ 사업관리실에서 CJ ENM과 CJ CGV를 담당했다. 그해 임원 인사 때 상무로 승진했다. 2021년에는 다시 M&A 담당을 맡았다.
CJ ENM에서 이행해야 할 임무는 명확했다. M&A 과정에서 불어난 차입금을 줄이는 게 급선무였다. CJ ENM은 2021년 연결 기준(이하 동일) 총차입금이 9762억원 증가했다. 피프스 시즌 인수대금 등을 조성하면서 늘어난 차입금이다. 2020년에도 총차입금이 3734억원 증가했다. 2019년부터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더 커서 차입이 필요했다.
CJ ENM은 2022년에도 총차입금이 1조3920억원 증가했다. 그해 말 총차입금은 3조4587억원이다. 유동성 차입금 비중은 67%(2조3238억원)였다. 2019년 말 72%였던 부채비율은 그해 말 13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13%에서 33%로 증가했다. 2021년 166억원이었던 CJ ENM 순이자 비용은 2022년 729억원으로 증가했다.
황 실장은 부채 부담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는 목표를 세웠다. 상환 재원은 비사업 자산을 매각해 만들었다. 매각 규모는 재무 레버리지와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해 결했다.
CJ ENM은 지난해 차입금 상환에 3715억원을 투입했다. 그해 FCF는 1789억원 적자였다. 미국 할리우드 작가, 배우 파업으로 피프스 시즌 콘텐츠 판매가 감소하며 영업손실(146억원)이 발생해 현금 창출력을 키우기 어려웠다. CJ ENM은 엔하이픈을 주요 아티스트로 둔 레이블 빌리프랩 지분 전량(51%)을 하이브에 처분해 확보한 1471억원과 기존 유동성으로 자금 소요에 대응했다. 그해 말 가용시재는 전년 말보다 2386억원 감소한 1조968억원이다.
황 실장은 올해도 같은 전략을 폈다. CJ ENM은 올 3분기까지 차입금 상환에 6036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FCF는 86억원이었다. 지난 7월 관계기업 넷마블 지분 일부(5%)를 처분해 확보한 2501억원과 기존 유동성을 활용해 차입금을 줄였다. 유형자산을 처분하면서 들어온 현금 1680억원도 있었다. 올 3분기 말 CJ ENM 가용시재는 지난해 말보다 2341억원 줄어든 8627억원이다. 넷마블 잔여 지분은 16.78%다.
FCF를 재원으로 차입금을 줄일 현금 창출력 확보는 남은 과제다. 올 3분기 말 CJ ENM 순차입금은 2022년 말보다 4649억원 감소한 1조6584억원이다. 올 3분기 순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수준인 107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635억원이다.
CJ ENM 관계자는 "수익성을 제고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 재원으로 차입금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