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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의 CFO

김원현 OCI 사장, 신규투자 조달 전문가

이우현 회장 주담대 '중간 역할'…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승패 '관건'

김현정 기자  2024-11-28 08:50:1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OCI의 대표적 재무통 인사로 꼽히는 김원현 사장은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작업을 이뤄온 인물이다. 회사채 발행 및 금융기관 차입 등 OCI의 조달 업무도 오래 전부터 김 사장이 도맡아 해왔다. 금융권 네트워크도 상당해 이우현 회장의 주식담보대출도 그가 담당했다는 후문이다. 사업회사 OCI는 현재 신사업 안착이 중대 과제인 가운데 김 사장이 CFO직을 이어가며 이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오래 전부터 OCI 조달, 김원현 사장 손 거쳐…이우현 회장 '오른팔' 역할

1966년생인 김 사장은 1991년 12월 OCI의 전신 동양화학공업 자금팀으로 입사한 뒤 33년 동안 OCI에 몸담고 있다. 주로 전략기획부와 재경부에서 근무했다. 임원에 오르고 나서부터는 줄곧 재경 및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2021년 4월 마크 리 부사장(CFO)이 사임한 뒤 당시 전무였던 김 사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작년 5월 OCI가 사업회사로 분리된 이후에도 OCI CFO직을 이어갔다. 올 11월 인사서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보직을 유지했다. 3년 6개월 넘게 OCI의 CFO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OCI의 자금과 회계 등 재무 전반을 이끌어온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사회 초년시절부터 자금팀에서 기본기를 닦았던 만큼 오래 전부터 OCI의 회사채 발행이나 상환, 재발행, 금융기관 차입 등은 김 사장의 손을 거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식담보대출도 김 사장이 도맡았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2017년 고 이수영 회장이 작고한 뒤 2018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11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했다. 지분 외 별도의 금융자산이 없었던 이 회장은 OCI 주식을 담보로 상속세를 충당해야 했는데 김 사장이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 △한국증권금융(195억원) △NH투자증권(90억원) △케이프투자증권(42억원) △NH농협은행(30억원) 등에서 357억원가량의 대출금을 확보하기까지 김 사장의 공이 컸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사내 입지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OCI 재경부 임원으로 부임했던 2014년 중국 자회사 2곳의 감사를 겸직한 것을 시작으로 OCI홀딩스 출범 전후 당시엔 OCI 계열사 10곳의 감사를 맡았던 적도 있다. 현재는 HD현대OCI 및 피앤오케미칼 감사를 담당 중이다.

미국 계열사 파견 경력도 그의 커리어에 발을 달아줬다. 김 사장은 2000년부터 5년가량을 미국 OCI Chemical에서 자금기획(Treasury Manager) 포지션으로 일했다. OCI가 미국 비즈니스가 워낙 중요한 만큼 그가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해외 사업을 다루는 데 밑거름이 됐을 것이란 평이다.

OCI 관계자는 “OCI 신규투자를 위한 조달 업무에 능한 인물”이라며 “요직을 맡으며 성장했고 현재 이 회장의 오른팔 정도의 역할을 맡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OCI 성장동력 안착 과제…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승패 '관건'

현재 OCI그룹은 기존 OCI가 존속회사 형태로 OCI홀딩스로 남고 사업회사 OCI가 신설되면서 그 역할이 분리된 상태다. OCI의 경우 반도체나 2차전지 소재 부문 등 신사업 안착이 당면한 과제다. 반도체 소재의 경우 일본 도쿠야마와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설립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2차전지 소재와 관련해서도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 넥세온에 핵심 원재료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승패 여부가 관건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역시 OCI에 신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과거 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해온 김 사장의 역할도 커졌다. 김 사장은 OCI-SNF 매각, OCI 미국 자회사 OCI리소스 매각,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매각, 미국 태양광 발전소 매각 등 2014~2016년까지 진행된 사업구조 개편 작업의 실무를 맡은 바 있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숨 쉴 틈이 생긴 OCI가 영업실적 개선을 위한 투자로 눈을 돌렸을 때에도 김 사장이 역할을 했다. 2017년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인수 등 OCI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김 사장이 재무적 예상 성과를 저울질하고 조달 업무를 수행했다.

OCI는 신사업의 안착으로 2027년까지 영업이익 376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71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수치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71%, EBITDA는 108%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다. OCI가 새 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요한 길로에 서있는 가운데 김 사장은 CFO로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신사업 안착에 따른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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