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상장사 백광산업 이사회에는 '투명경영위원회'가 있다. 특수관계자 거래와 내부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한 소위원회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지만 설치 의무가 없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상법상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분의 1 이상만 충족하면 되지만 절반 이상으로 채우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바꾸는 등의 노력도 눈에 띈다. 다만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와 개선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았고, '경영성과' 면에서도 1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운영에서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돋보이나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사추위서 빠진 대표이사, 구성·견제기능 높은 점수 백광산업은 THE CFO가 자체 툴을 마련해 평가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255점 만점에 총점 116점을 맞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구성', '견제기능'으로 모두 2.8점을 받았다.
우선 구성에선 이사회 정원 5명 중 사외이사가 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의장직은 장영수 대표이사가 수행하고 있었다. 자발적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나 모든 소위원회의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둘 때 만점을 부여하는 THE CFO 기준에는 미달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에는 원래 사내이사가 포함돼 있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이었던 장 대표가 사임했다. 새롭게 사외이사인 김상규 이사가 선임돼 사추위는 모두 사외이사로 바꿔 투명성을 제고했다. THE CFO 2024년 평가는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했다.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돼 있을 경우 높은 배점을 부여하나, THE CFO는 백광산업 투명거래위원회의 안건이 '특수관계자와의 제품거래계약 검토의 건(상원상공)', '기타매출 직영전환의 건', '스포츠센터 도급업체 선정의 건' 등으로 통상의 내부거래 심의 기구보다 범위가 넓다는 점 등을 반영했다.
참여도 면에선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이 정기적으로 수행되는가'는 항목에서 지난해 11월 한차례 개최됐다.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개최되는데 그쳤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도 총 5회 열렸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등이 마련돼 있는지 등은
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고, 관련 내용을 별도로 공시하지도 않았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
◇아쉬운 경영성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공개 '눈길' '경영성과' 면에선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만 5점 만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은 87.26%, TSR은 88.7%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1배로 KRX 300(금융사와 상·하위 10% 제외) 기준 평균치 2.38배를 하회했다. 배당수익률 0.77%, 매출성장률은 0.34%였다. 자기자본수익률(ROE) 3.65%로 평균(6.82%)을 밑돌았고, 총자산수익률(ROA)의 경우 1.86%로 역시 평균(3.76%)에 못 미쳤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5점 만점에 1.7점에 그쳤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나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THE CFO는 사외이사 개별 평가 후 그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할 때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보접근성' 면에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가'라는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백광산업은 사업보고서에 "신규 사외이사 선임은 객관성, 전문성 확보를 위하여 독립된 외부기관(한국상장회사협의회)으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고 임시주주총회에 의안을 제출해 선임했다"고 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