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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그룹, 오너 대신 지주사 출신 임원 이사회 '가교'

김상범 회장 상장사 이사회 한 곳도 참여 안해, 지주사 이수 출신 임원들 곳곳 포진

김지효 기자  2024-11-20 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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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수그룹은 1969년 설립된 이수화학이 모태다. 현재는 지주사 이수 아래 10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그룹 내 상장사는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이수앱지스 등 4곳이다.

이수그룹을 이끌고 있는 건 김상범 회장이다. 그는 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의 3남이지만 39세라는 이른 나이에 그룹을 물려받았다. 이후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며 개인회사를 활용해 강력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김상범 회장, 비상장사 2곳만 등기임원

김상범 회장은 그룹 내 상장사 4곳 중 어느 곳의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수페타시스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에는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돼있기는 하지만 이사회 일원은 아니다. 그가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건 비상장사인 이수와 이수시스템뿐이다. 두 곳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개인회사이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이수엑사켐의 등기임원도 맡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이수화학과 이수페타시스 등에서 등기임원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했으며 현재 이수화학은 미등기임원도 맡지 않고 있다. 2018년 3월 이수앱지스 각자 대표를 맡기도 했으나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신 지주사 이수 출신들이 계열사 이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이수앱지스 대표이사는 지주사 이수와 이수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한 황엽 사장이 맡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이수에서 경영기획담당 임원을 지낸 최창복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임태기 이수화학 전무도 이수 출신이다.

이수그룹 상장사 4곳의 이사회에 복수로 참여하고 있는 임원은 극히 드물다.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이수앱지스 등의 이사회에서 중복으로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 임원은 임태기 이수화학 관리본부장 전무가 유일하다.

임 전무는 이수화학에서는 사내이사로, 이수앱지스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 곳 모두 2022년부터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수앱지스의 모회사인 이수화학에서 자회사인 이수앱지스 이사회를 관리하에 두는 모양새다. 그는 이수화학에서 현재 관리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앞서 이수에서 HR과 브랜드 담당임원, 관리담당임원을 역임했다.

◇상장사 4곳 이사회, 사외이사 비중 25% 충족

상장사 4곳 이사회는 이수화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4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수화학만 6명으로 구성돼있다. 사외이사 비중은 모두 25%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상장사에 요구되는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수화학의 경우에는 사내이사가 4명이기 때문에 사외이사는 2명을 선임했다. 다른 3곳은 사외이사를 1명만 선임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화학분야에 오래 몸담은 화학 전문가들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김동민 전무와 주봉진 상무가 각각 석유화학부문 대표이사, 그린바이오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수헌 상무 또한 이수화학에서 생산, 기술 담당 임원, 온산공장장 등을 역임한 화학 전문가다. 임태기 전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수화학에 오래 몸담은 이들이다. 사외이사로는 허건수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와 김기정 변호사가 등재돼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이수화학에서 지난해 떨어져 나온 만큼 이수화학 출신의 화학 전문가들로 이사회가 구성돼있다. 이수화학 대표를 역임한 류승호 사장이 대표를, 이수화학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던 김창국 전무, 이수화학 울산공장장, 정밀화학공장장 등을 지낸 김성우 상무가 이사회 멤버다. 사외이사는 이성훈 바른 변호사다.

이수앱지스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임태기 전무와 황엽 사장과 박장준 전무가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황엽 사장은 경영 전문가로 제약 바이오 분야에 몸담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무는 년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UC 데이비스를 거쳐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은 항암면역분야 전문가다. 사외이사는 의사이자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교수로 활동 중인 유한욱 교수가 맡고 있다.

최근 제이오 인수 및 유상승자로 큰 관심을 받은 이수페타시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는 최창복 대표이사와 오욱현 전무, 양원호 상무다. 오 전무는 현재 공장장을, 양 상무는 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는 경북대학교 기계공학부 양승한 교수가 등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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