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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관계사' 지배력 놓은 녹십자, 순이익 대폭 개선 효과

아티바·큐레보 '금융자산'으로 계정 재분류, 관계사 투자 손익 흑자전환

이기욱 기자  2024-11-19 08:27:54
녹십자가 일부 손실 관계사들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며 순익을 개선시켰다. 지배력이 약해진 관계사들에 대해 금융자산으로 회계분류를 조정하면서 지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3분기 관계기업 투자 손익이 흑자 전환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경상 이익 부문에서도 고수익 상품 위주로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하는 중이다. 차세대 주력 상품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가 본격화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던 헌터라제 수출도 점차 정상화되는 중이다.

◇3분기 순익 358억으로 올해 첫 흑자…작년 대비 95.6% 증가

녹십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6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5.8% 늘어난 수치를 나타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28억원에서 396억원으로 20.8% 늘었다. 순이익은 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183억원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수치다.

매출 원가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은 1409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3.3% 확대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1081억원에서 1059억원으로 2% 줄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순이익이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 2분기 각각 186억원, 307억원, 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3분기만에 순이익 구간으로 전환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40억원 수준이다.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작년 연간 기준 순손실은 19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3분기 영업이익은 21% 늘어나는데 반해 순이익은 무려 95.6% 늘었다는 점은 영업 외적인 요소에서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바로 '관계기업 투자 손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3분기 관계기업 투자손실은 102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29억원 순이익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110억원 손실과 비교해도 239억원이나 늘어났다.

일부 보유 지분을 '관계기업 주식'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으로 계정을 재분류한 영향이다. 3분기 중 미국 관계사 'Artiva Biotherapeutics, Inc.'와 'CUREVO, Inc.'를 관계회사가 아닌 단순 투자 회사로 분류했다. 이로인해 두 회사의 손실이 지분법 이익에서 제외됐다.


녹십자는 아티바의 이사선임권한이 해제된 데 따라 유의적인 영향력을 상실했고 이에 금융자산으로 계정을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큐레보는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우선주를 제외한 보통주의 지분이 희석돼 동일하게 계정을 재분류했다.

큐레보와 아티바는 각각 2018년, 2019년 미국에 설립한 신약개발 회사다. 아티바의 경우 작년 녹십자에게 18억원의 관계기업 투자 손실을, 큐레보는 이보다 많은 202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알리글로, 미국 수출 본격화…헌터라제, 수출 정상화

경상이익 측면에서도 녹십자는 과거 대비 수익 기반을 공고히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혈액제재 알리글로(ALYGLO)를 출시하며 수익을 늘려 나가고 있다. 올해 7월 출시돼 8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3분기 녹십자의 혈액제제류 매출은 1366억원으로 작년 동기 999억원 대비 36.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에서 29.4%로 6.7%포인트 확대됐다.

알리글로는 현재 미국 사보험 시장의 80% 이상을 확보했고 대형 Special Pharmacy(SP) 11개사와 계약을 완료했다. 또한 미국 대형 보험사 시그나(Cigna)로부터 면역결핍증(PID) 환자 중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우선 처방 권고를 받기도 했다.

녹십자는 향후 주요 컨퍼런스 등에 지속 참가하며 알리글로의 브랜드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기준 알리글로 매출을 1500억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주요 제품 중 하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도 점차 정상화되는 중이다. 올해 3분기동안에만 이미 작년 전체 수출 대비 30% 많은 수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포함 13개국에 판매 중인 헌터라제는 2030년 기준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었던 문제가 점차 회복이 되는 중"이라며 "기존 고마진 사업이 정상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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