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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전자부품 제조기업인 '솔루엠'은 TV용 파워모듈·3IN1보드와 모바일용 아답터·ESL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2015년 삼성전기 DM사업부 내 파워와 튜너, ESL 등 3개 사업 부문이 분사해 설립됐다.
솔루엠은 고객 다변화와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 등의 신규 시장 진입을 통해 외형 성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722억원, 영업이익 270억원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19.9%, 31.1% 증가한 수치다.
다만 외형 성장 만큼 이사회 역할과 규모 등에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솔루엠은 이사회 구성, 평가개선프로세스 측면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총점 255점에 140점…이사회 구성 '미흡' THE CFO가 자체 평가 도구를 제작해 '2024년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평가는 2023년 사업보고서와 2024년 반기 보고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이뤄졌다. 해당 자료들을 바탕으로 6대 공통지표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추출해 이사회 활동을 살펴봤다.
솔루엠은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40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평가 지표가 평점 1~3점대에 그쳤으며 6개 항목에 대한 평균 평점은 2점대 후반이다. 개별 항목으로 나눠보면 △구성 1.6점 △참여도 3.6점 △견제기능 2.6점 △정보접근성 2.8점 △평가개선프로세스 2.0점 △경영성과 3.9점을 각각 받았다.
그 중에서도 낮게 채점된 지표는 '구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부문이다. 각각 1.6점과 2.0점을 얻었다. 솔루엠은 이사회 평가 중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14점을 받았다. 사실상 이사회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솔루엠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성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는 점과 이사회 규모가 5명으로 작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각각 관련 항목에서 2점을 부여받았다. 또 5명 중 과반 이상이 사내이사로 이루어져있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됐다.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 등을 의결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해야 하는 이사회가 독립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는 ESG위원회가 유일하다. 솔루엠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감사는 이용태 감사위원으로 이사회 추천을 통해 선임됐다. 감사위원이 1명인점,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은 견제기능 부문 내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가장 낮은 1점대 점수를 받았다.
아울러 회사는 이사 추천 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공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 역량지표(BSM)도 구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회사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지 않았다.
솔루엠의 외부기관 평가는 한국ESG기준원(KCGS) 기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종합등급을 C로 평가받았다. 환경(E), 사회(S) 등급이 각각 D로 가장 낮았다. 지배구조(G) 부분에선 B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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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인 경영성과와 참여도, 3점대 평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경영성과' 지표다. '경영성과'에선 3.9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 부문의 평가 대상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회사는 11개 문항 중 8개 문항에서 5점을 받으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배당수익률과 부채비율 항목이 평균을 밑돌면서 관련 항목에서 1점을 받은 것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솔루엠은 현금 배당을 시행하고 있지 않다. 올해 반기기준 부채비율은 130%로 평가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솔루엠은 경영성과와 함께 이사회의 참여도 측면에서도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가 연간 12회 이상 개최되고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회의 출석률도 90% 이상으로 성실한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위원회 회의도 지난해 9번 이상 열려 적절히 개최되며 사외이사들에 대한 교육도 연간 2회 이상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