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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경영성과 두각' 피에스케이, '구성·견제기능' 미흡

'참여도' 항목 우수, 이사회 '독립성' 한계점 지목

김예린 기자  2024-11-18 07:32:2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피에스케이는 2019년 피에스케이홀딩스에서 인적분할돼 출범한 반도체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전공정 장비) 및 관련 부품 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 2019년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으며 현재 시총은 약 5000억원이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 결과 피에스케이는 6개 항목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효율적 자본 배분을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둔 데다 주가도 실제 실적 대비 고평가된 덕분이다. 하지만 이사회 운영의 기본인 구성이나 견제기능 등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주가 고평가 힘입어 '경영성과' 최고점, 이사회 활동도 활발

THE CFO는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피에스케이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피에스케이가 제출하지 않는 만큼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피에스케이는 255점 만점에 114점을 받았다. 5점 만점으로 환산 시 평균 2.32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와 참여도로 각각 3.5점이다. 우선 경영성과의 경우 11개 문항 중 7개 항목에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보다 우수한 수치를 성적을 내며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 5점을 받은 항목이다.

피에스케이의 주가수익률과 TSR은 각각 39.87%, 41.2%를 기록했다. 평균치인 25.74%, 27.6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가 나오면서 각 세부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은 기업의 주가가 한 주당 수익액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TSR은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의미한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형성돼 주주 가치 창출로 이어진 셈이다.

ROE, ROA 수치도 각각 14.08%, 10.86%로 높았다. 각각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당기순이익을 창출했는지, 총자산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모두 수익성과 경영진의 효율성을 드러내는 지표로, 피에스케이는 각각 평균치를 훨씬 뛰어넘어 5점을 받았다.

반면 세부항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점수는 1점에 그쳤다. 경여성과 평균점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PBR은 평균치인 2.38배보다 낮은 1.5배였고, 배당수익률도 095%로 평균치 1.42%를 하회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실적 제고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점이다.

참여도 역시 최고점을 받은 항목이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각각 총 33회씩 열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사회 구성원들 모두 적극 회의에 참여해 참여율은 100%에 달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대상 교육이 연간 4회 이상 이뤄졌고, 감사지원 조직도 별도로 보유했다. 다만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별도로 없고, 기타 위원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관항목에서 1점씩 받았다. 이사회 의안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점도 평균 점수를 낮췄다.

◇의자=오너 체제, 사내이사도 비중 높아

경영성과와 참여도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항목은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각각 △구성 1.2점 △견제기능 1.4점 △평가개선프로세스 1.7점 △정보접근성 2.6점으로 집계됐다. 최하점을 받은 항목은 이사회의 가장 기본 요건인 구성이다.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이자 오너였고, 사외이사(2명)보다 사내이사(3명)가 많아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각 세부항목 점수 모두 1점에 그쳤다.

소위원회가 부재한 탓에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느냐는 세부 항목 점수도 1점이었다. 이사회 지원 조직이 별도로 없었고, 전용 예산이 부여돼 있지 않는 등 지원 기능은 약했다. 여러 국적과 성별, 연령, 경력을 지닌 이사들이 골고루 분포됐는지에 대한 다양성 항목도 연령(30대 또는 40대 포함) 요소만 충족하면서 2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의 경우 외부나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 경우가 없고, 사외이사 만의 회의도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승계정책은 별도로 없었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감사위원회의 경우 아예 설치조치 하지 않은 상태로, 감사 1명이 업무를 수행할 뿐이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 차이가 30% 미만으로 해당 항목이 5점을 받은 점은 전체 평균치를 끌어올렸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도 제대로 체계를 구축하지 않아 1.7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및 사외이사에 대한 어떠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따라서 관련한 공시나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 역시 없었다.

정보접근성은 2점대로 집계됐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홈페이지에 찾기 수월하게 공개하면서 해당 세부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이사회에 관한 내용도 각 안건마다 상세하게 기재함으로써 5점을 확보했다.

다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지 않았고, 주주환원정책은 없었다. 사외이사 추천인은 이사회로 표기한 탓에 추천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도 적정 수준으로 준수하지 못하며 항목 평균 점수를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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