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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아모레퍼시픽 '독립적' 이사회, 투명성·참여율 '수준급'

[Strength]②다채로운 이사회 구성·투명한 정보공개 '호평'…이사회 평균 참여율도 97%

권순철 기자  2024-10-11 15:26:5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사회 평가를 위한 6개 지표 가운데 '구성'과 '정보접근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두 항목 모두 평점 5점 만점 중 4.2점을 획득했다. 다채로운 이사회 구성과 더불어 활동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왔던 덕에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해당 지표 외에도 회사가 이사회 중심 경영에 힘써왔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은 여럿 식별됐다. 2023년 6번의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이사들은 평균 출석률 97.4%의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견제 장치도 적절하게 마련된 결과 4개 지표에서 평균 4점대를 확보했다.

◇이사회 구성 4.2점 '우수'…사외이사 독립성·관리체계 '호평'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아모레퍼시픽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2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은 6대 지표 가운데 '구성'과 '정보접근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구성 부문은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총 9개 문항으로 이뤄진 구성 지표에서 아모레퍼시픽은 5점 만점에 4.2점을 획득했다.

이사 3분의 2 이상이 사외이사로 채워진 가운데 이사회 내에서 운영되는 소위원회 위원장도 사외이사들이 맡아 최고점을 받았다. 경영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장은 김승환 대표가 맡은 가운데 나머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는 사외이사에게 맡겨 독립성을 담보했다.

이와 더불어 이사회 역량 구성표인 BSM에 기반한 관리 체계도 우수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BSM은 이사회 구성원이 갖춘 능력과 자질, 전문성을 주주들이 한 눈에 살필 수 있게 만든 도표로 의무 공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아 투명한 공개를 보장하고 있다.

이사회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이 마련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사회 지원 조직으로 이사회 사무국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며 "전용 예산도 부여돼 있다"고 덧붙였다. 4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가운데 법무담당 임원 1명이 해당 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명한 정보공개 '보장'…이사 출석률 97%에 견제 장치도 '양호'

'정보 접근성' 지표에서도 5점 만점에 4.2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그만큼 이사회 활동 현황을 주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에 걸쳐 공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내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등에 함께 게시해 투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당국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제공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2023년 당시 향후 3년간 연도별 배당성향을 35%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배당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3개년 중장기 계획을 미리 공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항목에 대해 최고점 5점이 부여됐다.

참여, 견제기능 지표에서도 구성과 정보 접근성에 준하는 점수를 받으며 선전했다. 참여도는 평점 4점을 얻었는데 2023년 기준 이사회 구성원들의 평균 출석률은 97.4%에 이르렀다.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기타 소위원회 회의도 지난해 총 11회에 걸쳐 개최됐는데 특정 위원회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견제기능도 평균 3.7점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전체 9문항 가운데 5군데에서 5점 만점을 받은 결과였다. 아모레퍼시픽 이사회는 CEO 승계정책을 포함,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지배구조보고서 등에 충실하게 기재했다. 내부거래 관련 이슈도 이사회 내 따로 설치한 내부거래위원회가 전담하도록 하면서 외부 개입을 최소화했다.

다만 사외이사들이 실시하는 회의 대부분에 경영진이 참여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해당 케이스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더불어 중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정책에는 적극적이나 이로 인한 성과가 이사들에 지급되는 보수와 연동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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