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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DL이앤씨, 견제·평가기능 '글쎄'…소위원회 다양성 확보

총점 255점 만점에 148점…'이사회 참여도' 높은 점수

박새롬 기자  2024-11-07 07:15:3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DL이앤씨가 이사회 견제, 평가 항목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는 있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가 미비해 개선 방향과 대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사회 평가개선프로세스는 4개 문항에서 1점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 이사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됐으나 이사회 평가와 견제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환경으로 파악된다. 경영성과는 총 11개 문항 중 9개에서 1점을 받아 사실상 낙제점 수준이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제도 미비…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미진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 DL이앤씨는 총점 255점 만점에 148점을 받았다. 평가는 올해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총 6개 항목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지표를 토대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했다. 각 평가 항목별로 7~11개의 세부 문항을 두고 각 문항에 1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부여했다. 항목별 점수는 5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했다.

DL이앤씨는 이사회 참여도와 정보접근성 평가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이사회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경영성과 항목은 1~2점대를 받아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평균점수는 △구성 3.1점 △참여도 4.3점 △견제기능 3.0점 △정보접근성 3.5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2.7점 △경영성과 1.7점을 각각 받았다.

DL이앤씨 이사회에서 아쉬운 대목은 평가개선프로세스였다. 이사회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 중 세부항목 3개에서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다만 DL이앤씨는 선임사외이사 및 사외이사회가 중심이 돼 매년 1회 이사회 및 위원회 활동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전략 및 주요 안건 논의에 대한 개선 과제가 도출됐다고 언급할 뿐 주주들이 파악하기 쉽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 자체 평가 점수, 종합 평점 등을 기재하지 않고 있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제도가 부재했다. 그렇다보니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할 수도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개별 사외이사의 보수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보수 정책도 따로 수립돼 있지 않다.

DL이앤씨는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 평가 제도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외이사 평가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견제기능 평가에서는 2개 세부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을 받았다. 2개 항목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지 등이다.

DL이앤씨는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해 자체적인 내부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으며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의 어려움 등으로 명문화하지 못했다"며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명시했다.

◇경영성과 지표 9개 최저점…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개선 필요'

'경영성과'는 세부적으로 매출성장률(6.59%)과 순차입금/EBITDA(-2.25)를 제외한 모든 지표가 KRX300에 속하는 비금융사 평균치를 하회했다. 매출성장률은 평균치(4.70%)를 소폭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성장률은 -33.46%로 평균치(-2.42%)를 크게 하회했다. DL이앤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치인 2.38배와 차이가 컸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도 각각 11.78%, 13.3%에 그쳤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4.27%, 2.21%에 머물러 있다. 평가 툴상 ROE가 6.82% 미만일 때, ROA가 3.76% 미만일 때 최하점인 1점을 부여한다.

재무건전성도 평균치 대비 개선이 필요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6.79배로 평균치(9.7배)보다 낮았다. 부채비율 95.94%로 평균치(91.96%)를 상회했다.

이사회 구성은 문항별로 평가가 엇갈렸다. DL이앤씨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60% 이상이 사외이사로 이뤄졌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ESG위원회 위원장인 인소영 사외이사는 40대 여성, 감사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위원인 남궁주현 사외이사도 40대 남성으로 이사회 구성에 다양성을 더했다.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기조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22년에는 마창민 전 대표이사가 아닌 남용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반기 말 기준으로는 서영재 전 대표이사가, 현재는 박상신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내이사인 윤현식 경영관리실장도 이사회 내 재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DL이앤씨는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시 견제 역할을 맡기는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해 낮은 점수를 면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21일 열린 제3차 이사회를 통해 선임 사외이사로 노환용 이사를 선임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의 대표자로서 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그 직무를 대행한다.

이사회 내에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 소위원회인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뿐만 아니라 재무위원회, ESG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기능을 분산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는 각각 역할에 따라 전문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기 전 사전심의를 진행해 운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수행하는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 구성원은 모두 사외이사로, 이사회 업무 수행에 대한 독립성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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