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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이차전지 수혜주' 중앙첨단소재, 이사회 개선점 산적

이디엘 설립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주가 급등, 연 39회 이사회 개최 '눈길'

감병근 기자  2024-11-15 07:41:4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중앙첨단소재는 PVC 제품 및 건축자재, 통신기기 관련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작년 하반기 엔켐과 이차전지 전해액 소재인 리튬염 생산업체 '이디엘' 설립을 결정하며 주식시장 내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중앙첨단소재 주가는 이후 이차전지 투자 열풍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이사회 평가의 경영성과 부문 중 주가와 연계된 항목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업이익성장률 등 일부 실적 지표도 우수했다. 다만 이사회 전반 구성 및 기능에서는 참여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이차전지 열풍 타고 주가 급등, 영업이익 성장세도 가팔라

THE CFO는 평가 도구를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중앙첨단소재는 255점 만점에 89점을 받았다.

중앙첨단소재는 평가지표 분야별 평균 점수에서 5점 만점에 1~2점대를 기록했다.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2.6점을 기록한 경영성과다.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이 기업의 실적 및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는 영역이다.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중앙첨단소재는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가운데 주가수익률과 TSR 등 2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차전지 소재사업에 진출하며 작년부터 주가가 급등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첨단소재 주가는 2022년 10월만 하더라도 500원대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5000원대에 들어선 이후 올해 10월에는 1만5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8000~9000원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중앙첨단소재의 PBR은 2.54배로 평균치 2.38배를 소폭 웃돌았다. 주가수익률은 55.47%로 기준치(25.74%)를 2배 넘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TSR도 기준치 2배인 55.5%를 기록했다. 다만 배당을 시행하지 않아 배당수익률은 0%를 기록하며 최하점을 받았다.

실적을 나타내는 성과지표는 영업이익 분야를 제외하면 부진했다.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은 최하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성장률은 최고점을 획득했다. 매출성장률은 -1.17%로 기준치(4.7%)에 미달했다. ROE는 -114.49%, ROA는 -58.57%를 기록하며 기준치(6.82%, 3.7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반면 영업이익성장률은 100.93%로 기준치 -2.42%를 크게 웃돌았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부채비율은 기준치(91.96%)를 상회하는 105.59%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도 0.02배로 기준치(9.72배)를 크게 밑돌았다. 다만 순차입금/EBITDA 항목은 0.53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받았다. 이는 기준치 1.12를 20% 이상 하회하는 수치다.

◇작년 39회 열린 이사회, 활발했지만 기능·구성은 ‘미흡’

중앙첨단소재 이사회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5인과 사외이사 2인 등 총 7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김영신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10월부터 중앙첨단소재 대표로 재직 중이다.

사외이사를 맡은 2명은 고호진, 김진성 이사다. 고 이사는 포스코케미칼 부장, 김 이사는 엔켐 전략기획실 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핵심 파트너사들의 인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상장사 중 비교적 많은 구성원을 보유했지만 이사회 내에 별도로 소위원회를 두지는 않고 있다. 중앙첨단소재는 별도 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인 탓에 소위원회 구성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작년에 39회의 이사회를 개최한 점이다. 이는 관련항목 만점 기준치인 연 12회를 3배 이상 넘어선 수치다. 작년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 등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평균 출석률도 90%를 넘어섰다. 덕분에 참여도 분야에서는 2점대 평균 점수를 기록했다.

이를 제외한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분야 등에서는 전반적으로 1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 추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등에 관한 이사회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기업지배구조서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도 1점대 점수를 받았다. 주주환원정책,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전반적으로 낮은 득점의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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