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이 연임 기로에 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연체율이 급등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해 대출자산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특유의 장기 재직 관행이 깨지고 리더십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저축은행 대표들의 임기 중 경영 성과와 관행, 모회사와의 역학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최성욱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가 2연임에 성공해 장수 CEO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JT친애저축은행은 윤병묵 전 대표이사가 7년 넘게 장기 재직한 이후 세 차례 리더십 변화를 겪었다. 최 대표가 JT저축은행에서 8년간 재직했던 만큼 안정적인 리더십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최 대표는 JT친애저축은행 경영 운전대를 잡고 난 후 순손실 규모를 줄여나갔다. 작년 말 기준 순손실이 360억원에 달했는데 올 상반기 말 96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체율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영 회복세를 바탕으로 최 대표가 2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윤병묵 전 대표 이후 장수 CEO 탄생할까
최성욱 대표이사(사진)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JT친애저축은행은 JT저축은행과 함께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그룹 내 계열사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표이사 임기를 1년씩만 부여해 매년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2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이에 앞서 내년 1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경영 성과 평가 작업에 돌입한다. 그 다음 달인 내년 2월 최종 CEO 후보자를 결정하고 3월 정기 주총 안건에 부치게 된다.
최 대표는 이미 장수 CEO 타이틀을 달았던 인물이다. 그는 2015년 3월 계열사 JT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이후 작년 2월까지 8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최 대표가 JT친애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장기 재직 릴레이가 마무리됐다. 현재 박중용 대표가 JT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에도 장수 CEO가 있었다. 바로 윤병묵 전 대표다. 윤 전 대표는 2012년 10월 처음 대표이사로 선임돼 2020년 2월 퇴임했다. 취임 후 7연임에 성공하면서 약 7년 4개월 동안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윤 전 대표 이후에는 리더십 변화가 잦았다.
윤 전 대표 후임으로 박윤호 전 대표가 선임됐다. 박 전 대표는 2021년 말까지 단독 대표이사로 근무하다가 이듬해 2022년 1월 에구치 조지 전 대표가 추가로 선임되면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에구치 전 대표는 J트러스트그룹 측 인사로 당시 JT친애저축은행 기타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각자 대표이사 체계는 2022년 말까지 1년간 이어졌다.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최 대표는 1999년 동우캐피탈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네오파로스, 레이젠, 피더블류제네틱스 등 여러 회사를 거쳤다. 2008년 삼화저축은행 부부장으로도 근무했다.
J트러스트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10월이다. 최 대표는 JT친애저축은행(옛 미래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옛 SC저축은행) 인수를 성공시켰다. JT친애저축은행 경영본부장(이사)으로 3년간 근무하다 JT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발탁돼 8년간 재직했다. 그리고 작년 1월 JT친애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되며 10여년 만에 컴백했다.
◇순손실 줄이며 수익성 개선 주력…하반기 실적 향방은
최성욱 대표는 JT친애저축은행으로 컴백한 이후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말 3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말 1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적자 전환에 빠졌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최 대표는 손실 폭을 줄여가며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JT친애저축은행 순손실을 95억9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95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 99억원 개선된 수치다.
JT친애저축은행은 연체율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6.5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말 6.5%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해 0.08%p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체율을 6%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최 대표의 2연임 도전에 올 하반기 경영 성적표가 주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전체 순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전해졌다.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온 영향으로 보인다. JT친애저축은행이 3~4분기 순손실 폭을 더 줄일지 관심이다. 무엇보다 연체율 개선을 위한 건전성 관리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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