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2023년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여러 변수를 맞닥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사의 유동성비율이 저점과 고점을 오가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말부턴 부동산PF 부실 발생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동성비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및 주요 대형사의 유동성 지표와 대출 현황 등을 바탕으로 부실 위험성과 대응 능력을 진단해본다.
J트러스트계열의 두 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지난해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해 유동성을 관리했다. 특히 2000억원대 규모의 저축은행중앙회 예치금을 인출해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며 유연한 전략을 펼쳤다.
대출 영업을 줄이고 위험성이 낮은 자금 운용 방식을 택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순 없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연체율 상승도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손실흡수 능력은 법정기준을 웃돌며 양호한 모습이다.
◇중앙회 예치금 규모 축소, '유가증권' 투자로 눈돌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작년 말 양호한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176.6%로 전 분기(132.68%)와 비교해 43.92%p 급등했다. JT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3.12%p 상승한 125.58%로 나타났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각각 하위 28위와 3위를 기록했다.
두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2년 말 JT친애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이 234.88%까지 상승했으나 JT저축은행은 142.06%까지 하락하며 엇갈렸다. 지난해에는 이들 모두 1분기 정점을 찍고 3분기 하향 안정세를 이뤘다. 법정기준인 100%를 모두 웃돌았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대출 영업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했다. 2022년 대규모 현금을 예치금으로 적립한 것과 달리 지난해 유가증권에 투자하며 유연한 유동성 관리 전략을 펼쳤다. 만기가 1년 이내기 때문에 유동성 비율 관리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난해 말 JT친애저축은행의 대출부채는 전 분기(2조899억원)보다 4.9% 감소한 1조987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2조339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15.1% 줄어든 수준이다. JT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대출부채는 1조7087억원으로 전 분기(1조7537억원)보다 2.57% 소폭 감소했다.
대출 영업이 축소되며 자연스럽게 대출부채 만기구조가 단기화했다. 잔존 만기 6개월 이내 대출부채 비중은 3분기 말 14.88%에서 작년 말 18.73%로 3.85%p 증가했다. JT저축은행 역시 1년 이내 만기 도래 대출부채 비중이 35.4%에서 38.52%로 3.12%p 확대됐다.
다만 JT저축은행의 예수부채 만기구조는 장기화됐다. 잔존 만기 6개월 이내 예수부채 비중이 51.34%에서 39.35%로 11.99%p 줄었다. 반면 만기 도래 1년 이내 예수부채 비중은 81.72%에서 86.37%로, 3년 이하 예수부채 비중은 96.39%에서 97.35%로 증가했다.
이밖에도 두 저축은행은 2022년 확대했던 예치금을 축소해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전략 변화를 꾀했다. 작년 말 JT친애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2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5% 증가했다. 유가증권이자로 116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2100억원에 달하던 중앙회 예치금은 1년 새 400억원으로 줄었다. JT저축은행 역시 2022년 말 2250억원에 이르던 중앙회 예치금 잔액이 0원으로 줄었다.
◇수익성 지표는 '마이너스', BIS비율 11% 수준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에서 성과를 거뒀으나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작년 말 ROA는 -1.3%, ROE는 -14.87%를 기록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JT저축은행 역시 ROA와 ROE가 각각 -0.38%, -4.3%로 나타났다.
JT저축은행은 수익성이 좋은 요구불예금(보통예금) 비중이 줄고 거치식예금(정기예금) 비중이 커졌다. 작년 말 기준 보통예금 비중은 0.1%로 전년(0.14%) 대비 0.04%p 축소됐다. 정기예금 비중은 99.78%에 달해 1년 새 0.92%p 확대됐다.
반면 JT친애저축은행은 보통예금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작년 말 보통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9%로 전년(1.69%)보다 1.4%p 확대됐다. 그러나 정기예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비중은 96.29%로 1년 새 0.31%p 줄었다.
유동성만큼이나 관리가 필요한 건 건전성이다. 두 저축은행 모두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이 상승해 6%를 초과했다. 작년 말 JT친애저축은행의 NPL비율은 8.76%로 전년(5.2%)과 비교해 3.56%p 상승했다. JT저축은행 NPL비율은 6.59%로 1년 새 1.63%p 올랐다.
손실흡수 여력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말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의 BIS비율은 각각 11.41%와 11.39%로 나타났다. 이는 법정기준 8%를 약 3%p 넘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나란히 하위 13위와 14위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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