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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주가 급증 덕본 최호일 대표, '유증·블록딜' 활용법

주가 한 달 새 두 배 이상 껑충, 높은 가격에 주식 팔고 낮은 가격에 주식 사고

김형석 기자  2024-10-22 16:35:40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이라는 호재를 맞은 펩트론. 창업주인 최호일 대표(사진)가 호재로 인해 급등한 주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초 계획상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확보를 위해 30만주 이상의 주식을 매도할 예정이었지만 주가가 두 배 이상 뛰면서 매도 물량을 줄일 수 있었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고 매도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되살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당초 계획 대비 주식 절반만 매각, 155억 확보

펩트론 공시에 따르면 최 대표는 21일 보통주 17만3000주를 시간외 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주당 처분가격은 8만9770원으로 총 확보한 자금은 155억원이다.

이번 블록딜에서 주의깊게 볼 부분은 주식수다. 당초 9월 2일 공시에 따르면 최 대표는 보통주와 신주인수권표시 주식 등 총 35만7503주를 처분할 계획이었다. 세부적으로 보통주 25만주와 신주인수권표시 주식 10만7503주 등이다.

주당 처분가격은 보통주 4만9850원, 신주인수권표시 주식은 4만5450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최 대표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 금액은 173억원이었다.

하지만 기존 계획보다 매각 주식 수를 줄반으로 줄였다. 확보한 자금은 18억원 축소되는데 그쳤다.

최 대표는 매각 주식을 줄이면서 지분율 축소도 최소화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최 대표의 펩트론 지분율은 8.37%에서 7.53%로 떨어졌다. 당초 매각계획대로였다면 7.16%로 내려앉았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0.37%p가량 지분율을 방어하게 된 셈이다.

최 대표가 주식 매각 물량을 줄일 수 있었던 건 주가 상승 영향이 컸다. 당초 4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펩트론 주가는 10월7일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급등했다.

17일에는 주가가 10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22일 종가 기준 주가는 9만2900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에 개인 대출 상환 및 신주 매입 자금 확보 수월

최 대표는 주식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절반을 펩트론이 발행하는 신주 인수에 쓴다. 펩트론은 11월 95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주 264만주 중 기존 주주주에 배정한 후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유증에서 최 대표에게 배정된 주식은 19만3484주다. 신주 예정 발행가격이 3만63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신주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70억원이다. 유증가액보다 높은 금액에 주식을 매도하고 매도가 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되산 셈이다.

블록딜로 확보한 155억원 가운데 신주 인수에 쓰고 남은 85억원은 최 대표의 대출 상환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보고서에선 최 대표가 펩트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이력은 없지만 개인적인 대출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증 완료 이후 최 대표의 지분율은 7.51%로 큰 변동은 없다. 신주 발행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대출 상환과 지분 유지에도 성공한 셈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 대표가 당초 계획보다 적은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다"며 "이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일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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